[뉴욕마감]ECB 추가 양적완화·실적 호조에 급등…다우 320p↑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10.23 05:07
뉴욕 증시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시사 발언과 맥도날드와 이베이 등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 영향으로 일제히 1.5% 넘게 급등했다. 여기에 주택판매 호조와 국제유가 반등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3.57포인트(1.66%) 오른 2052.5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320.55포인트(1.87%) 오른 1만7489.1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9.93포인트(1.65%) 상승한 4920.05로 거래를 마쳤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웍크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며 “지금 전개되고 있는 양상은 세계 경제가 추락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맥도날드의 3분기 조정주당순이익(EPS)은 1.4달러로 전문가의 예상치 1.27달러를 뛰어넘었다. 이베이의 3분기 조정주당순이익 역시 0.43달러로 예상치(0.4달러)를 웃돌았다.

이날 맥도날드와 이베이의 주가는 각각 8.12%와 13.92%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 가운데 74%의 순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앞서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 ECB 12월 추가완화 ‘명백한 힌트’
이날 증시의 최대 호재는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한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었다. 그는 이날 몰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화완화의 수준은 새로운 거시경제 전망을 확인할 수 있는 12월 회의에서 검토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예전 사람들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경계적’(Vigilant)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경계적’이라는 표현은 드라기 총재의 전임인 장 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가 다가올 통화정책의 변화에 대해 시장에 주의를 기울이게끔 유도할 목적으로 사용한 표현이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에 대해 "내년 9월까지 이어질 것이지만 필요시 연장이 될 수 있다”며 "규모와 관련해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ECB가 경기 회복이 부진할 경우 12월에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CB는 경기부양 목적으로 지난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총 1조1000억유로 규모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정부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하는 QE를 시행하고 있다.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재융자) 금리를 현행과 같은 역사적 저점인 0.05%로 동결하기로 했다. 각각 하루짜리 대출과 예금금리를 뜻하는 한계대출제도 금리와 초단기수신제도 금리도 0.30%, -0.20%로 유지됐다. 시장의 예상과 마찬가지로 주요 3개 금리 모두 동결된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또 예금금리가 하한에 도달했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스위스와 스웨덴 등 다른 국가도 예금금리를 마이너스의 영역까지 떨어뜨리면서 금리 하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디르크 슈마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이번 발언에 대해 "12월 추가적 행동에 대한 명백한 힌트"라고 분석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ECB가 예상대로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 완화에 나서지 않았지만 12월 회의에서 실현하기 위한 준비중이라는 광범위한 힌트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 美 9월 기존주택 판매 전월比 4.7%↑…'깜짝 호조'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도 일제히 호조를 나타냈다. 먼저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건수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이날 미국의 9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4.7% 증가한 555만건(계절조정)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5% 증가를 대폭 웃돈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건수는 지난 7월의 558만건을 제외하면 2007년 2월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추세뿐 아니라 직업안정성의 개선으로 미국인들이 보다 많은 돈을 들여 주택을 사고 더 좋은 주거 환경으로 이전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한 미국의 8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다.

◇ 美 신규실업수당 청구 25.9만건 '예상 하회'
고용지표도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7일까지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5만9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26만5000건을 하회한 것이며 전주 대비 3000건 늘어난 것이다.

4주간 평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00건 감소한 26만325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09년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플랜트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이어드 최구투자책임자(CIO)는 “연초에 비해 일자리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며 “하지만 근로자들은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일자리 증가속도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비해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9월의 경우 신규 일자리가 14만2000개 증가했고 8월에도 13만6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앞선 18개월 평균은 20만개였다.

노동부는 “최근 고용지표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별한 요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 달러 ‘급등’ 유가·금값도 강세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달러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35% 급등한 96.3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1.97% 급락한 1.11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3% 오른 120.6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18달러(0.4%) 상승한 45.3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0.23달러(0.5%) 상승한 48.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들어 국제 유가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원유 재고 급등 소식에 사흘 연속 하락했다. WTI의 경우 지난 19일 2.9% 급락한데 이어 전날에도 2.4% 떨어졌다.

국제 금값 역시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다만 달러 강세로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9달러(0.1%) 상승한 116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1센트(0.7%) 오른 15.82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금값이 상승한 것은 금값이 전날 약 일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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