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인수…"국내 반도체업계 미풍"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임동욱 기자 | 2015.10.22 15:15
미국 하드디스크 업체 웨스턴디지털이 21일(현지시간) 플래시메모리 업체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1조641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합종연횡 바람이 거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 거래다.

업계 관계자들은 웨스턴디지털과 샌디스크의 합병이 당장 국내 반도체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웨스턴디지털이 이날 발표한 샌디스크 인수가는 주당 86.50달러 꼴로 전날 종가보다 15% 높은 수준이다. 한 달 전만해도 60달러를 밑돌았던 샌디스크 주가는 이 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샌디스크 인수 주체가 웨스턴디지털이지만 이번 거래를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우회 인수로 본다. 칭화는 지난달 30일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37억8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칭화의 지분 매입이 샌디스크 인수보다 먼저 완료되면 샌디스크 주식 1주당 85.10달러의 현금과 웨스턴디지털 주식 0.0176주가 인수가로 지불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주당 67.50달러, 0.2387주가 지급된다.

1998년 중국 명문 칭화대가 설립한 칭화유니그룹은 2013년 중국 양대 모바일 반도체 회사인 스펙트럼커뮤니케이션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흡수하면서 중국 최대 반도체 메이커로 부상했다. 최근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인수하려고 하다가 미국 정부가 보안 문제를 제기해 무산됐다.

웨스턴디지털은 시게이트테크놀로지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하드디스크 부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와 클라우딩 컴퓨팅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많이 쓰이는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선 고전했다.


샌디스크는 USB 이동식 드라이브, 메모리 카드 등을 주로 생산하는 플래시메모리 제조업체로 플래시메모리 관련 제조, 설계, 솔루션 분야 원천 특허를 갖고 있다. 2008년에는 삼성전자가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가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샌디스크가 다른 반도체 업체로부터 낸드 플래시를 공급받아 메모리 카드 등을 제조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샌디스크는 과거부터 주로 도시바로부터 낸드를 받아 제품을 만들어 왔다"며 "직접 낸드 플래시를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로 인해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 내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은 있다"며 "이같은 경쟁에 대한 잠재적 부담감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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