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외교안보수석 '교체'…KF-X 靑 책임론 향방 촉각(종합)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5.10.19 17:15

[the300]주철기 수석, '보고누락' 책임진 듯…국방부 "방미결과, 실패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후 2015 북한에 대한 한미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뉴스1
청와대는 19일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기술이전 무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의 후임으로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선임했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국방부 차관에는 황인무 통일준비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을 지명했다.

이번 국정감사 내내 불거진 KF-X 사업 보고논란 등 '청와대 책임론'에 대해 청와대가 단호한 개혁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향후 문책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주 수석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KF-X 개발사업에 필요한 핵심기술 4개 기술이전을 거부한 것을 방사청으로부터 보고받고도 대통령에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방사청의 KF-X사업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할 당시 장명진 방사청장이 "3월 이후 대통령께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혀 방사청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로 보고를 했는데도 청와대 내에서 이 사실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8일 국방위 종합국감에서 장명진 방사청장이 "6월 8일 청와대 국방비서관 주재 회의에서 4개 기술은 승인이 안 됐다는 사실을 담당 부서장이 설명했고 9월25일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도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히면서 청와대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기술 이전 불가를 알았으면서 이제 와서 청와대가 몰랐던 듯이 하면서 방사청의 책임인 듯 조사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게 아닌가"라며 "김관진 실장과 주철기 안보수석이 조사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수석의 사의표명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KF-X 청와대 책임론에 대비한 선제조치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운영위 국감을 앞두고 KF-X 청와대 책임론에 대비한 선제조치로 보인다"며 "청와대로서는 보고누락으로 가는 게 가장 손쉬운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2013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록히드마틴 기종 선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까지 문책론이 확산될지도 관심사다.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지난 국감에서 차기전투기(F-X) 기종으로 유력했던 보잉사의 F-15SE를 탈락시키고 록히드마틴의 F-35A를 선정하면서 '정무적 판단'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KF-X사업 책임론의 칼끝이 청와대까지 향하면서 주무부처인 방사청과 국방부는 내심 문책론이 확산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방사청은 지난 8일 국방위 종합국감에서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사실을 청와대에 48일만에 보고한 데 이어 이에 따른 KF-X 국내개발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혀 도마에 올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최근 박 대통령의 방미일정에 동행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기술이전 거부'를 재차 확인했다가 거절당한 것이 '굴욕 외교'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방위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에선 면피용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미 대사관에서도 의제로 삼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재차 기술이전을 요구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장관은 19일 오후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방미에서 핵심기술 4가지 관련해 아무 것도 얻어낸 것이 없고 실패한 게 아니냐"는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실패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이번 방미는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고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태세의 공고함을 현시하는 것이 순방 목표였기 때문에 간 것"이라며 "4가지 핵심기술은 최초 계획단계부터 어렵다고 인식했던 문제다. 주무장관으로서 어찌됐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결코 굴욕외교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워킹그룹을 만들어 협조해나가자는 입장이니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주 수석이 아니라 방사청장이 사의를 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 '주 수석의 사의표명은 한민구 장관의 굴욕외교의 결과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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