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고려 안한 맞춤형 보육지원
19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맞춤형 보육' 정책에 따라 어린이집 이용자 중 20%가 맞춤반(일 6~8시간)을 선택할 것을 가정해 지난해 3조 1377억 200만원보다 줄인 2조 9617억 8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20%는 앞서 복지부가 실시한 시범사업 결과에 따른 계산이다.
야당은 정부의 맞춤형 보육지원이 사실상 예산 절감을 위한 것이라 판단, 박근혜정부가 기초연금과 누리과정 등에 이어 '무상보육' 공약을 또 다시 파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집 이용 형태에 따른 절감분을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에 돌린 것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학부모들 '니즈(needs)'를 제대로 반영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9월 복지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시범사업을 해보니 자율적으로 할 때 반일제를 선택한 경우가 1%에 불과했고, 강제적으로
하더라도 (반일제를 선택한 사람이) 10%밖에 안 나왔다"고 지적했었다.
어린이집에서 반일제 선택 아동을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예산안 부처별 분석' 자료에서 "현행 보육제도는 종일반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어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어린이집의 정부 지원금이 사실상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오히려 맞춤반을 선택한 아동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담뱃값 올렸는데 금연사업은 축소
담뱃값 인상에 따른 국민건강증진기금 사용처도 문제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여론 악화에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정작 금연사업에 대한 투자는 늘리지 않았다.
담배부담금 인상으로 정부가 추산한 내년 부담금수입은 2조90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1조3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사업 구성을 보면 정부는 전체 기금사업비 중 28.4%를 건강증진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0.6%보다 줄은 수치다. 반면 건강보험지원사업 비중은 55.9%에서 59.6%로 3.7%포인트나 늘렸다.
건강증진사업 중 금연사업 예산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증진기금 대비 금연사업 예산 비율은 2015년 5.4%에서 2016년 4.1%로 떨어졌다. 금연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절대액수도 1475억원에서 1315억원으로 160억원 줄었다.
이밖에 각종 크레딧 사업 예산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예산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출산과 실업에 각각 배정한 크레딧 예산 4500만원, 648억 2400만원의 경우 현재 국회에서 가동중인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크레딧 제도를 어떻게 손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은 대통령 공약 사업인 만큼 증액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정책처도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키로 계획해 2015년 예산의 50%를 불용할 예정이고, 2016년 예산안도 축소 편성했으므로 해당 사업의 목적인 저출산 대책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 지원 규모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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