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워싱턴發 '한미동맹 2.0' 선언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이상배 기자 | 2015.10.17 06:00

[the300] 우주·보건·사이버·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로 동맹 확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4년 4월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16일(이하 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4일 간에 걸친 미국 워싱턴 D.C.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방미의 최대 성과는 63년째를 맞은 '한미동맹'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안보와 교역 등에 국한됐던 한미동맹의 범위를 우주, 보건, 사이버,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로까지 확대한다는 비전이다. 이른바 '한미동맹 2.0' 선언이다.

◇ 우주·보건·사이버 '한미 공조'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주개발과 보건안보, 사이버안보 등 '뉴프런티어'(New Frontier·새로운 분야)로까지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확대키로 뜻을 모았다. 달 탐사, 감염병 대응, 해킹 방지 등에 대한 한미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박 대통령은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달 탐사에 대한 한미 간 협력이 확대되고 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돼 우주자원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미 간 우주개발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우주센터 방문은 우리 측이 아닌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우주개발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한국의 재정적 지원이, 달 탐사를 추진 중인 우리로선 미국의 기술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서 우주개발 외에도 보건·의료, 에너지신산업 등 고부가가치 첨단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보건·의료의 경우 핵심기술, 인력, 의료시스템 등의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고령화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보건·의료 시장을 한미 양국이 주도하자는 게 박 대통령의 구상이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선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그리드 시스템과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 등에서 한미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같이 갑시다"…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지난달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계기로 미국 조야에서 확산된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고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도 이번 방미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박 대통령이 미국 측의 요청으로 15일 '한미동맹의 심장'인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을 방문, 미군 장병들과 함께 "같이 갑시다"라고 외친 것은 '중국 경사'에 대한 우려를 털고, 굳건한 한미동맹과 확고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대내외에 과시한 상징적 행보였다. 같은 날 아시아 정상으론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관저로 초청돼 오찬을 함께 한 것도 끈끈한 한미관계를 드러낸 사례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공감대를 끌어냈다는 점도 의미있는 수확이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미 국방부의 기술이전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KF-X 사업을 위한 4가지 핵심기술의 이전을 요청했으나 애쉬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거듭 거절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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