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펜타곤 간 朴대통령 "北위협 대비 한미 우주협력"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15.10.16 00:43

[the300] (상보) 미군 장병들에게 "같이 갑시다"…'최고예우' 공식 의장행사

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4년 4월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오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군사력의 상징인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을 방문, 우주개발·사이버안보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13∼18일 3박6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찾은 박 대통령은 방미 사흘째인 15일 오전 미국 측의 초청으로 펜타곤을 방문했다.

이 곳에서 박 대통령은 미국 애쉬턴 카터 국방부 장관,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대사 등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우리 측에서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호영 주미대사,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카터 장관과 △우주개발·사이버안보 분야 협력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행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지난 60년간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었던 토대는 카터 장관, 미군 수뇌부,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노력"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한미간 합의도 연합방위체제 강화를 통한 북한의 도발 억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사이버 안보 및 우주 분야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한미간 포괄적 전략적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14일 미국 측의 요청으로 워싱턴 D.C. 인근 매릴랜드주의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달 탐사에 대한 한미 간 협력이 확대되고 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돼 우주자원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실상의 '한미 우주동맹'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카터 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어 의지는 오랜 기간 강철 같이 확고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능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면담을 계기로 한 장관과 카터 장관 사이에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당초 정부는 약 8조원을 들여 2025년까지 KF-X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하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KF-X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4가지 항공 전자장비 관련 기술이전을 미국 측에 요청했지만 미국은 전례가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면담에 이어 박 대통령은 한국에서 근무했거나 앞으로 근무할 31명의 미국 장병, 5명의 한국 장교들을 '로프라인 미팅'(Rope Line Meeting) 형식으로 만나 격려했다. 장병들이 복도에 한줄로 늘어선 뒤 대통령이 한명씩 차례로 악수를 나누고 대화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오바마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장병들과 '로프라인 미팅'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로프라인 미팅'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한미 장병 여러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근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의 최전선에 함께 서있는 여러분이야말로 '한미동맹의 심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 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우리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와 이상을 지키는 글로벌 파트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역동적인 한미동맹 그 자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박 대통령이 영어로 "한국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같이 갑시다"(Korea thanks you. We go together!)라고 말하자 장병들이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박 대통령은 펜타곤 방명록에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날 미 국방부는 박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최고수준의 예우를 갖춰 약 20분 간의 '공식 의장행사'를 열었다. 예포 21발이 발사된 데 이어 애국가가 연주된 뒤 사열과 미 전통의장대의 행진이 펼쳐졌다.

통상 펜타곤 의장대는 외국정상 등 귀빈 방문 시에도 약 5분간의 '약식 의장행사'를 여는 수준에 그친다.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 2013년 4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문 당시에도 5분간의 '약식 의장행사'만 열렸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펜타곤을 찾은 것은 역대 두번째로,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펜타곤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탱크룸'(전시상황실)에서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펜타곤 방문 후 박 대통령은 외빈으론 이례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관저로 초청돼 함께 오찬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관계 발전 방안과 북한 문제 등 동아시아 정세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한미 재계회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 양국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 역대 최대 규모인 166명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전·현직 고위인사와 학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연설을 한다. 한반도 평화통일 노력에 대한 미국 조야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미국 방문 마지막날인 16일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의 '하이라이트'인 오바마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오찬회담을 갖는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 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Rebalancing toward the Asia-Pacific) 전략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도발 가능성이 상존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지도 주목된다. 이미 출범 가입국으로 참여할 기회를 놓친 우리나라는 앞으로 2차 가입을 추진할 지 여부를 적극 검토 중이다.

정상회담에서 KF-X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문제가 논의될 지도 관심거리다.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확대 오찬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끝으로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는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한국에는 18일 새벽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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