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힘 '여성'…높은 여성 비율에 '깜짝'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 2015.10.14 10:30

[최준혁의 텐센트 인턴기 ⑥]출산 후 복귀해 신나게 일하는 여성은 기본

편집자주 | IT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회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샤오미 등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재학생인 최준혁씨(23)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텐센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미국과 중국, 한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 미국과 한국에서 수학하고, 중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최씨는 자신이 텐센트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을 머니투데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펜을 잡았다. 텐센트는 중국의 유망 IT기업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회사다. PC시절 QQ메신저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고, 한국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기반으로 중국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텐센트를 통하지 않고는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계적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도 텐센트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위챗'을 중국 최고의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시켰다.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인과 위챗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텐센트다. 최씨는 중국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에서 2개월 동안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텐센트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우리 조원 중 남자는 나를 포함해 3명이었다. 내가 나간 뒤에는 여직원 2명이 들어왔다고 하니, 높은 여성 비율을 실감할 수 있다.
처음 출근한 날 새롭고 놀라웠던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그중 가장 놀라웠던 점은 압도적으로 높은 여성 직원이었다. '군대'와 가까운 비율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 IT 관련 직군에서 이렇게 여성의 비율이 높은 회사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대체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50대 50 정도의 느낌이었다. 우리 조는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는데, 처음 출근한 날은 남성과 여성의 숫자가 각각 4명이었지만, 마지막 출근한 날은 나를 포함해 남성이 3명, 여성이 6명이었다. 나보다 먼저 인턴을 마친 남학생 1명이 빠지고 새로운 여직원 2명이 보강됐다.

내가 배치된 부서는 새로운 사업 및 협력 분야를 개척하는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신설된 부서였기 때문에 지속해서 새로운 인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내가 인턴을 마친 후 새로 들어올 직원 2명도 여성이라고 들었다. 다시 말해 내가 나간 뒤 우리 부서는 여성 비율이 80%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텐센트가 1998년 창업했을 때만 해도 중국 여성의 사회진출이 현재만큼 활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위직에는 여성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뛰어난 여성 인력이 많아 지는 추세라고 한다. 심지어 인턴직원의 성비도 정직원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텐센트에는 우수한 여성 인력이 고위직을 차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텐센트가 성별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만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텐센트의 여성 직원을 보면 회사가 여성을 뽑는 데 있어 '출산'으로 생기는 경력단절이 마이너스가 아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수의 여직원이 출산 후 몸조리를 마친 후 복직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내가 텐센트에서 2개월간 인턴을 하는 동안에도 아이를 낳은 후 복직해 멋지게 신나게 일하고 있는 여성을 여러 명 만날 수 있었다.

팀원 중에서도 출산 후 복직한 직원이 한 명 있었다. 친화력도 좋고 친절해서 좋은 분이었다. 내가 선전에서 맞이한 첫 주말에는 이 선배의 집에 초대돼 함께 식사하고 TV도 봤다. 적막하게 보냈을 수도 있는 낯선 땅에서의 첫 주말을 챙겨줘서 고마웠다.

IT 업계에는 유난히 이직이 많다. 그래서 회사가 성장시킨 인재를 얼마나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회사로서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텐센트는 출산을 통한 단기적인 인력 공백을 우려하기보다는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먼저인 것 같았다.


젊은 회사인만큼 멋진 삶을 사는 여성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의 여성이 많은 데다 봉급도 꽤 높은 편이라 직장 외의 삶에서는 꽤 여유를 누리고 있는 것 같았다.

반면, 선전의 물가가 꽤 높은 편이라 "고향에 가면 싼 물건들이 여기는 너무 비싸다. 상하이나 베이징보다도 비싼 것 같다"는 한탄도 들을 수 있었다.

<7부에서 계속>

☞1부 보러가기: 텐센트와 첫만남 "건물수·규모에 압도…자유분방함에 다시"
☞2부 보러가기: "당신 텐센트에서 일하나요?"…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3부 보러가기: 인턴도 직원이다!…잔심부름? No! 책임있는 업무분장
☞4부 보러가기:"내일 출근하지 마세요" 조장이 내린 휴가지시에 '화들짝'
☞5부 보러가기: 인턴이 면담 요청하면 들어줄까? 돌아온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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