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주가가 오늘보다 오를 것을 미리 안다면 오늘 주식을 사서 내일 팔면 되고, 거꾸로 주가가 내릴 것을 미리 안다면 오늘 팔고 내일 되사면 된다. 하지만 이는 이론이다. 매일매일 주식을 사고팔면서 큰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는 주식시장의 주가도 마치 물리학 실험 데이터처럼 취급한다. 만약 한 회사의 주가가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해보자. 물리학자의 눈에는 이런 주식은 바로 '관성'이 있는 물리 입자의 움직임처럼 보인다.
시속 10km로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던 자전거가 바로 코앞에 와 있다면 관성이 있는 자전거는 다음 순간 나와 충돌한다. 만약 관성이 없다면(즉 질량이 0이라면) 돌진하던 자전거는 내 바로 코앞에서 딱 멈출 수도 있고, 방향을 갑자기 싹 뒤집어 멀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이번 주 내내 매일 주가가 오른 주식이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도 여전히 주가가 오를까"라는 질문은 물리학자에게는 "이 주식이 과연 '관성'을 가지고 있을까"와 같은 질문이다.
실제 자료를 이용해 주가의 과거 오르내림이 미래의 오르내림과 얼마나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 재볼 수 있다. 막상 재보면 현재의 주가 오르내림은 딱 한 시간 뒤의 오르내림과도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을 쉽게 보일 수 있다. 주가는 관성이 없다.
즉, 주식시장에서는 신빙성이 있는 정보가 생성되더라도, 이 정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되면 이 정보는 더는 가치가 없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경제학자들의 농담이다. 길에 떨어진 5만원권 지폐를 보아도 굳이 허리 굽혀 주울 필요 없다. 만약 정말로 5만원 지폐라면 그것이 아직도 땅에 얌전히 놓여있을 리가 없다. 이미 누군가 집어갔겠지. 기회는 생기자마자 소멸하니 신문의 내일 주가 예측은 기사화된 순간 이미 정보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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