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2015 국정감사 총결산

머니투데이 the300,이하늘 구경민 정영일 배소진 ,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 2015.10.13 09:18

[the300]

각 상임위별 스코어보드(종합)과 국감결산 기사는 이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국감스코어보드]'더300'이 뽑은 與·野 각 상임위 '베스트' 의원




[2015 국감 워스트10]'갑질 의원'에 '배째 답변'

12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의원들의 갑질과 막말, 파행은 '한결같이' 계속됐다. 일부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틈타 지역구 민원해결에도 나서는 '멀티플레이어' 기질을 선보였다.

피감기관 역시 부실한 자료제출 행태를 이어갔다. 일부 기관장들은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부적절한 답변을 이어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정감사=민원해결의 장'…국감 본연 취지 무색해져

이번 국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다. 내년 4월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어느 때보다 더 지역구 챙기기가 도드라졌다.

지역 민원과 밀접한 국토교통위원회는 여야를 막론한 지역구 챙기기가 이어졌다. 새누리당에서는 박덕흠(충청권 광역철도사업 조속 추진), 이장우(철도박물관 대전 유치), 이헌승(범천동 철도차량기지 이전 촉구) 의원 등이 지역구 현안 관련 주장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박수현(제2금강교 예산 반영, 천안-논산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이찬열(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계획 수립 완료) 의원 등이 지역구 민원을 언급했다. 이상직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배구조 문제로 국감장에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해줄 것을 촉구키도 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아프리카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가 무산됐다. 해당 의원들이 미주 등 선호하는 지역 출장에 몰리면서 지원이 미달된 것. 아프리카 출장을 지원한 의원은 김세연(새누리), 김한길(새정치) 의원 뿐이었다.

일부 의원들의 무리한 질의 역시 구설에 올렸다.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달 14일 경찰청 국감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에 모형 권총을 전달하며 총기격발 시연을 요구했다가 '망신주기식 국감' 비판을 받았다. 유 의원은 17일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 역시 지난달 11일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에게 "회장님! 일어서서 물건 좀 꺼내보세요. 내가 좀 보게"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류 회장이 여직원에게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며 '내 물건이 얼마나 튼실한데 비뇨기과라고 하느냐'라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고, 류 회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역시 야당 의원들의 국감 태도를 아프리카에 빗대면서 비판을 받았다. 야당에 대한 비하 여부를 떠나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보여줬다는 공격도 함께 받았다.

피감기관들의 국회 보고 태도 역시 불성실했다는 지적이다. 합참은 '작계(전시작전계획) 5015' 유출 경위 등에 대한 보고 문제를 놓고 국방위와 계속 대치하다가 수차례 보고일정을 연기한 끝에 결국 보고를 누락시켰다.

◇'부실자료'·'막말대응'·'꾀병', 피감기관의 '창조적' 국감대응법

외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자료 미제출 및 여야 자료제출 차별 등으로 지탄을 받았다. 이들의 부실한 자료제출은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질타할 정도였다.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과 수차례 신경전을 펼치며 피감기관장의 답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그는 "제가 머리가 나빠서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 ""질문시간내 답변을 드리기로 했기 때문에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문재인·노무현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집중공격을 받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장은 "국회의원도 신뢰도가 낮다", "이사장 제가 시켜달라 한 것 아니다"라며 역공을 펼쳤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역시 "얘기 좀 들어보세요!", "그건 의원님 생각이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안해요!"라며 국감 도중 언성을 높였다. 마사회는 국감 날짜에 맞춰 지난 행사 보도자료를 뿌려 '기사 밀어내기'에도 나섰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관련 국감에 두 차례 모두 불참했다. 특히 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메르스 초기대응에 실패한 원인을 찾고 후속대책을 마련키 위한 국감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하는 '꾀병'이 국감장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은 사학비리 관련 교문위 국감 출석 당일 현기증과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입원했다며 불참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확인결과 김 전 총장은 두발로 걸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영상이 공개될 정도로 건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 역시 건강상 이유로 '지각출석' 했지만 안홍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문체부 종합감사가 있는 7일 건강검진 결과를 보러 간단 핑계로 김 회장이 국감 불출석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RCS'(스파이웨어) 도입에 관여한 정보보안업체 허손구 나나테크 대표이사는 RCS가 무엇인지 모르고 국내에 들여왔다"고 말해 야당 내에서 위증죄 고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5 국감 베스트10]'최악'국감이라지만…성과는?




올해 국정감사가 12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은 19대 국회를 결산하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여야가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한 탓에 '부실 국감'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예년 국정감사에 비해 질과 양이 떨어졌다는 평이지만 상임위별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정책 대안을 이끌어낸 사례도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국감 현장 취재를 토대로 조명돼야 할 국감 성과 '베스트 10'을 꼽았다.

◇여·야 모두 외친 '민생국감'=여야가 올해 국감을 '민생국감'을 기치로 내걸었던 만큼 민생과 관련된 정책이 주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골목상권 지킴이' 총대를 멨다.

산업위 국감에선 야당 의원 중심으로 "롯데그룹이 한식뷔페에 진출할 시 골목 상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노일식 롯데리아 대표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그룹은 국내에서 한식뷔페를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민심 밑바닥에 있는 '농심(農心)' 잡기에 나선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농해수위 국감에서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농업용 면세유제도가 농민들은 혜택 받지 못한 채 농협과 일부 주유소 업자 배만 불려줬다"며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면세유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해 지난 1986년 농업 면세유 제도 도입 이후 계속돼온 불법 편취를 묵인한 농협중앙회와 면세유 사업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농식품부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국토위 소속 의원은 서민주거 안정대책 해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지역별 임대료를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국감이 끝난 뒤 본격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부·여당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전월세상한제'보다 자율적인 제도여서 '전·월세 폭탄'을 잡을 대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실패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 정부가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가계부채 질적관리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새롭게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박병석·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은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국민 맞춤형 대책' 필요성을 제기해 공감을 샀다.

이들이 내놓은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소득 1분위)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인상에 대한 논란은 국감장에서도 뜨거웠다. 국민건강 증진 목적이 아닌 세수부족분 메우기, 즉 서민들에 대한 '꼼수 증세' 라는 지적이 제기돼 애연가들의 속을 타들어가게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 효과에 대해 "당초 2조8000억 정도로 예상했지만 3000억~4000억원 정도 늘어서 3조1000억~2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기재위 소속 김영록 새정치연합 의원은 "내년에는 (담뱃값 인상으로) 4조7500억원이 더 걷힌다고 한다"며 "당초 담뱃값 인상이 국민건강증진 목적이라고 했는데 서민들에 대한'꼼수 증세'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형전투기 '좌초위기' 폭로=올해 국감장에서도 파급력있는 사실들이 밝혀져 관심이 집중됐다.

국방위원회의 공군에 대한 국감에서는 우리 정부가 차기 전투기 F-35 도입 계약시 이미 핵심 4개 기술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이 우리 군이 도입 과정에서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이전받으려 했던 AESA(위상 배열) 레이더 통합 등 핵심기술 4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이전 반대를 결정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정경두 공군총장이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다. 정 총장은 국감에서 "방사청에서 4가지 핵심기술에 관련해 심층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4가지 부분은 계약 당시에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계약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마사회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별관에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마사회가 장외발매소를 신규 설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32개로 제한된 장외발매소 총량 안에서 설치해야 하며,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지방자치단체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이 두 가지 요건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이병진)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에 의해 느슨하게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회 교문위 소속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총량제를 두는 이유는 합법적인 사행 산업의 무분별한 확대를 막기 위해 설정한 것인데 이번 예외 인정은 총량 제도를 무력화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법안으로 승부수?=국감에서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 대책을 마련, 후속조치를 적극 이행하는 의원도 있었다.


독일 폭스바겐(VW) 그룹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장치 조작과 관련, 새정치연합이 불법적으로 자동차를 제작·판매한 경우 부과되는 과징금 상한액을 현재보다 10배 높이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이석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5일 과장금 상한액을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법 개정은 미국의 경우 환경보호청이 폭스바겐 경유차 5종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설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대 21조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돼 발의됐다.



[국감스코어보드-정무위]저질국감? 정무위만큼만 해라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종합평가. 강기정(민) 김기식(민) 박병석(민) 신동우(새) 김상민(새) 김영환(민) 민병두(민) 오신환(새) 김기준(민) 이상직(민)


[국감결산-기재위]'한 방' 보여주지 못한 기재위, 막말 아니면 맹탕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모습/사진=뉴스1


지난 6일 막을 내린 19대 기획재정위원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박근혜정부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에 대한 공방과 함께 법인세 인상 및 정부재정적자 문제 등에 대한 논리대결이 기대됐지만 막말논란 속에서 아쉬움만 남겼다.

전반기 국감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야당의원들이 강하게 부딪히며 '불량상임위'로 낙인이 찍혔고 후반기 국감에서는 이렇다 할 지적내용 없이 '맹탕 국감'이 진행됐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거취 문제 등 해묵은 논란도 국감장을 시끄럽게 했다.


야당은 국세청을 대상으로 신세계그룹 차명주식 관련 조사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다음카카오'에 대한 3차례 세무조사는 과도하다는 지적을 국감기간 내내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재벌비호청', '범죄동업자'라는 등의 수위높은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총 4차례 국감에서는 줄곧 최 부총리와 야당의 기싸움이 이어졌다. 전반기에는 야당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최 부총리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여지며 여당 의원들과의 '확전'이 됐고,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들이 막말에 대한 성명서까지 내는 등 일촉측발의 상태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의원질의시간에 피감기관장의 답변시간은 포함하지 않도록 국감질의 규칙까지 바꾸며 사태를 일단락시켰지만 바뀐 방식은 '한방'을 보여주기에 부족했다.


한국은행 국정감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경제전망의 반복적인 오차, 기준금리 인하의 득과 실, 미국금리 인하시 예상되는 충격 등에 대한 질의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주열 한은총재는 화폐개혁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시했다가 반향이 너무 커져 급히 말을 수습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추석연휴 직후 열린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조폐공사는 부실여신 문제와 매출 뻥튀기 의혹 등이 제기되며 여야의원을 가릴 것 없이 난타당했다.


안홍철 KIC사장 거취문제는 이번 국감에서도 변함없이 제기됐다. 안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야당후보들에 대한 모욕적인 SNS를 대거 유포한 전적때문에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 부총리 등 KIC 사장 임면제청권자들이 안 사장에게 사퇴요구를 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하지만 안 사장은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정기국회에서의 기재위 소관 법안처리 전망을 어둡게 했다.


국감이 끝나면 정부예산안과 함께 세법개정안을 넘겨야 하는 기재위의 특성상 앞으로의 국회 논의과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번 정부 세법개정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업무용 고가차량에 대한 비용처리 문제에 대해 최 부총리는 "통상마찰 문제가 비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상한을 설정하는 방법은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 "(상한선을 두는 방법은) 경비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내놨다.


이밖에 내년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 시행을 앞둔 가운데 여당 일부 의원들은 국내 파생상품 시장 위축을 우려, 시행유예를 위한 재논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신용카드업자를 통한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와 국세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 폐지 등에 대해서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입장을 이끌어내 향후 국회 논의를 기대케 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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