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워스트10]'갑질 의원'에 '배째 답변'

머니투데이 the300, 정리=이하늘 기자 | 2015.10.12 19:13

[the300][불량국감 10선]감사인지 민원인지 구분 안되는 구태도

12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의원들의 갑질과 막말, 파행은 '한결같이' 계속됐다. 일부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틈타 지역구 민원해결에도 나서는 '멀티플레이어' 기질을 선보였다.

피감기관 역시 부실한 자료제출 행태를 이어갔다. 일부 기관장들은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부적절한 답변을 이어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국정감사=민원해결의 장'…국감 본연 취지 무색해져

이번 국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다. 내년 4월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어느 때보다 더 지역구 챙기기가 도드라졌다.

지역 민원과 밀접한 국토교통위원회는 여야를 막론한 지역구 챙기기가 이어졌다. 새누리당에서는 박덕흠(충청권 광역철도사업 조속 추진), 이장우(철도박물관 대전 유치), 이헌승(범천동 철도차량기지 이전 촉구) 의원 등이 지역구 현안 관련 주장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박수현(제2금강교 예산 반영, 천안-논산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이찬열(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계획 수립 완료) 의원 등이 지역구 민원을 언급했다. 이상직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배구조 문제로 국감장에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해줄 것을 촉구키도 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아프리카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가 무산됐다. 해당 의원들이 미주 등 선호하는 지역 출장에 몰리면서 지원이 미달된 것. 아프리카 출장을 지원한 의원은 김세연(새누리), 김한길(새정치) 의원 뿐이었다.

일부 의원들의 무리한 질의 역시 구설에 올렸다.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달 14일 경찰청 국감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에 모형 권총을 전달하며 총기격발 시연을 요구했다가 '망신주기식 국감' 비판을 받았다. 유 의원은 17일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 역시 지난달 11일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에게 "회장님! 일어서서 물건 좀 꺼내보세요. 내가 좀 보게"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류 회장이 여직원에게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며 '내 물건이 얼마나 튼실한데 비뇨기과라고 하느냐'라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고, 류 회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역시 야당 의원들의 국감 태도를 아프리카에 빗대면서 비판을 받았다. 야당에 대한 비하 여부를 떠나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보여줬다는 공격도 함께 받았다.

피감기관들의 국회 보고 태도 역시 불성실했다는 지적이다. 합참은 '작계(전시작전계획) 5015' 유출 경위 등에 대한 보고 문제를 놓고 국방위와 계속 대치하다가 수차례 보고일정을 연기한 끝에 결국 보고를 누락시켰다.


◇'부실자료'·'막말대응'·'꾀병', 피감기관의 '창조적' 국감대응법

외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자료 미제출 및 여야 자료제출 차별 등으로 지탄을 받았다. 이들의 부실한 자료제출은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질타할 정도였다.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과 수차례 신경전을 펼치며 피감기관장의 답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그는 "제가 머리가 나빠서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 ""질문시간내 답변을 드리기로 했기 때문에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문재인·노무현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집중공격을 받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장은 "국회의원도 신뢰도가 낮다", "이사장 제가 시켜달라 한 것 아니다"라며 역공을 펼쳤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역시 "얘기 좀 들어보세요!", "그건 의원님 생각이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안해요!"라며 국감 도중 언성을 높였다. 마사회는 국감 날짜에 맞춰 지난 행사 보도자료를 뿌려 '기사 밀어내기'에도 나섰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관련 국감에 두 차례 모두 불참했다. 특히 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메르스 초기대응에 실패한 원인을 찾고 후속대책을 마련키 위한 국감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하는 '꾀병'이 국감장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은 사학비리 관련 교문위 국감 출석 당일 현기증과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입원했다며 불참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확인결과 김 전 총장은 두발로 걸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영상이 공개될 정도로 건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 역시 건강상 이유로 '지각출석' 했지만 안홍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문체부 종합감사가 있는 7일 건강검진 결과를 보러 간단 핑계로 김 회장이 국감 불출석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RCS'(스파이웨어) 도입에 관여한 정보보안업체 허손구 나나테크 대표이사는 RCS가 무엇인지 모르고 국내에 들여왔다"고 말해 야당 내에서 위증죄 고발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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