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생지' 아프리카에 거주하던 고대인의 게놈(Genome)이 세계 최초로 분석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연구소 박종화 교수와 캠브리지대 안드레아 마니카 교수(교신저자) 공동 연구팀은 9일 신석기 시대 아프리카인의 게놈을 해독해 유전정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게놈에는 생물의 유전형질을 나타내는 모든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
게놈 분석에 사용된 시료는 이디오피아의 '모타(Mota)' 동굴에서 발견된 4500년 전 아프리카인의 귀 뒤쪽 뼈다.
공동연구팀은 이 뼈의 골수에서 DNA를 추출해 게놈을 분석, 모타 동굴인이 검은색 피부를 가진 남성임을 밝혀냈다.
또 이 남성은 우유를 소화하지 못했고, 이디오피아 고산지대의 저산소증에 적응한 수렵채취인이란 점도 함께 알아냈다.
공동연구팀은 모타 동굴인의 게놈 분석에서 유라시아인들의 유전인자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는 4500년전 아프리카인이 타 인류와 혼혈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대 아프리카인들은 많게는 25% 이상 유라시아인의 유전변이를 가지는 데 이는 농경문화의 확장으로 현생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로 많은 유라시아인들이 역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공동연구팀이 모타 동굴인의 순혈 사실을 입증, 4500년 전 까지는 유라시아인들이 아프리카로 역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 소장은 "한 인간의 게놈에는 민족 전체의 진화정보가 포함돼 있고, 방대한 생명의료 정보가 새겨져 있다"며 "정밀한 게놈 분석은 인류의 이동, 역사, 정치,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므로 이번 연구결과는 인류의 기원을 밝히고, 인류의 족보를 찾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9일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