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대 먹는 당뇨약시장서 국산 신약 삼국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안정준 기자 | 2015.10.08 03:57

LG생과·동아에스티, DPP-4 저해제 맞대결…종근당, 글리타존 안전성 논란 사라져 시장확대 기대

연간 5000억원대 국내 경구용(먹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외국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신약 3개가 도전장을 던졌다. 종근당 듀비에, LG생명과학 제미글로 등 2종류 국산 당뇨병 신약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에스티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병 신약 슈가논 허가를 받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신약 허가를 받은 LG생명과학이 앞서고, 종근당과 동아에스티가 뒤따르는 형국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2012년 신약허가를 받은 국내 첫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의 올해 매출을 300억원 정도로 기대했다. 지난해 매출 1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국산신약이라는 것과 심부전환자들도 용량에 관계없이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제미글로의 장점"이라며 "대형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런 장점이 알려져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종근당이 국내에 두 번째 당뇨치료제로 허가받은 듀비에의 지난해 매출은 63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듀비에 주성분인 글리타존계열 당뇨약의 사용제한 권고가 해제돼 국내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약가협상을 거쳐 내년부터 슈가논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인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체중증가와 저혈당 등 부작용이 적은 만큼 시장을 충분히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슈가논과 제미글로, 듀비에는 모두 직접적인 인슐린 투여 없이 인슐린 흡수속도나 감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당뇨를 치료하는 약품이다. 이 가운데 슈가논과 제미글로는 주성분은 다르지만, 체내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하는 효소인 'DPP-4'를 억제해 환자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원리는 같다.


약품의 장점도 비슷하다. 두 약품 모두 효과가 24시간 지속돼 식사 여부에 관계 없이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인 체중증가와 저혈당 위험이 없다.

현재 국내 DPP-4 저해제 시장은 2891억원 규모로 전체 경구용 혈당강하제 시장의 54%를 차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슈가논과 제미글로가 효능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결국 어느 회사가 영업력이 강한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듀비에 글리타존 계열 약품으로 주성분인 로베글리타존이 체내 인슐린 반응성을 높여 혈당치를 줄여 당뇨를 치료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1일 1회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혈당 등의 부작용도 없다. 글리타존계열 약품 시장은 경구용 혈당강하제 시장의 약 10% 수준이다.

약가는 현재 판매 중인 제미글로와 듀비에가 각각 1정당 815원, 619원이며 슈가논은 곧 약가조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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