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분기만에 영업익 7조 회복..'실적 안정 되찾았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박종진 기자, 이미영 기자 | 2015.10.07 11:23

(종합2)3Q 잠정실적 발표, 매출 51조·영업익 7.3조 기록..환율효과 + 반도체·디스플레이 '선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분기만에 7조원대를 회복했다. 매출도 3분기만에 50조원대를 재돌파했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 및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선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7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51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했고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5.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8% 늘었고, 전분기 대비로도 5.8% 증가했다.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 컨센서스(6일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50조3764억원, 영업이익은 6조5699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날 발표치와 비교할 때 시장이 매출은 6000억원, 영업이익은 7000억원 가량 낮게 예상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 효과 및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IM부문과 CE부문도 당초 예상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효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달러를 기반으로 거래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품의 특성상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익성을 높였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 기준)은 지난 2분기 평균 1098원에서 3분기 1168.9원으로 6.5% 상승했다. 이 때문에 이번 3분기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맏형' 반도체, '회복' 이끌다

반도체 부문은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거둔데 이어 3분기에는 적어도 3조7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있지만, 실적 호조의 근본적 비결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룬 원가개선이다. D램 가격이 비교적 급격히 떨어지는 등 시장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을 원가개선이 상쇄했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앞선 미세 공정기술인 20나노 D램 비중을 확대하면서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믹스와 원가개선으로 2분기보다 실적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낸드플래시 반도체 판매 강화도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V낸드(정보 저장단위를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방식)를 양산하며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거의 모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V낸드로 생산하는 등 V낸드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10나노급 낸드 공정 전환으로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적자에서 벗어난 시스템반도체 사업도 수익성이 올라가고 있다. 14나노 파운드리(위탁생산) 매출 증가와 이미지센서 신제품 출시, 중국 모바일 시장 진입 확대 등으로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다.

◇DP, '중저가' 강화..실적↑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호전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 규모가 전분기(540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LCD(액정표시장치) 원가개선 폭이 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전체적인 판매량은 위축됐지만 UHD(초고선명) TV 등 대형 프리미엄 TV 패널의 판매를 확대한 점도 작용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서는 중저가 제품 라인업 강화로 신규 거래선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했다. 신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라인이 안정화되면서 비용이 절감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요인이다.

◇세트부문 '선방'

삼성전자 실적의 절반을 책임지는 IM(무선사업부) 부문은 지난 3분기 중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및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등 프리미엄 제품군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M부문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TV, 가전제품 등을 관장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 역시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 회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3분기는 계절적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시기로 (이번 실적은)환율 효과가 맞물린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실적 회복세 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영업익 7조원대 유지할 듯

이제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에 쏠린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환율효과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지만 더 이상 '환율'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다만 강한 원가 경쟁력과 시장 선도력을 바탕으로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지난 3분기 나타났던 '환율 잔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근 환율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원/달러 환율은 1165원대로 3분기 평균 환율을 밑돌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지면서 당분간 환율이 급등할 요인도 찾기 힘들다.

4분기는 11월 중순 이후 IT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전반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수요 둔화도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예전처럼 폭발적 성장은 불가능하고 TV 수요도 감소 내지는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C 수요 감소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계속 약세다. D램 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가격지표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에는 환율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글로벌 수요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어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결국 내부 경쟁력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자체가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선도기업으로서 시장 통제력이 있어서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부문별로는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20나노 D램 미세공정 기술, V낸드 공급 확대 등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고 TV, 가전 부문도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수요감소를 이기고 있다.

스마트폰도 중저가 모델 보급을 늘리면서 8000만대 이상 판매량을 올려 기본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은 "삼성전자는 IT산업의 전반적 수요 위축으로 매출액 증가에 한계가 있지만, 제한적 매출 속에서도 분기 영업이익 7조원을 낼 수 있는 회사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4분기에도 3분기에 보여준 수익성 개선 노력이 지속돼 7조원 안팎의 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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