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 22년 독점, 어떤 업체기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5.10.07 07:11

[the300]

서울지하철 역사 스크린도어를 운영하는 유진메트로컴(이하 유진)이 2004년 상식을 뛰어넘는 장기계약을 맺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29일 강남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도 이 업체의 규정 미비가 거론되고 있어 안전은 뒷전이고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진은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 등으로 9년간 2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유진의 매출은 324억원으로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 전체 광고매출(스크린도어, 역 기둥 광고, 차량 내 광고 등) 774억원의 41%에 해당한다.

유진은 소위 돈되는 '노른자 역'의 스크린도어 광고사업 독점권을 쥐고 있다. 2004년 서울메트로와 계약한 1차 사업은 주로 2호선인 강남역, 교대역, 삼성역, 선릉역, 사당역,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 이대역, 강변역, 합정역, 영등포구청역 등 12개 역사다. 이곳에서 유진은 년 최고 20.79%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같은 알짜사업의 독점 운영권을 서울메트로는 22년간 유진에게 내줬다. 적자운영 중인 서울 지하철이 민간기업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다준 셈이다.

2008년 계약을 맺은 2차사업에서는 1~4호선 서울역, 시청역, 종로3가역, 잠실역, 역삼역, 동대문운동장역, 홍대입구역, 신설동역, 교대역, 양재역, 명동역, 건대입구역 등 12개 역사가 추가로 포함됐다.

그러나 2차사업에서 유진이 올린 최고 수익률은 9.09%에 그쳤다.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던 유진이 2차사업에서 유독 수익률을 올리지 못한 배경에는 2차례 맺은 서울메트로와의 사업협약과 연관이 있다. 세후사업수익률이 1차 9.14%, 2차 9.09%로 각각 정해졌는데 1차사업은 사업수익률에 대한 강제조항이 없는 반면 2차사업은 기준수익률 초과시 초과분 10%를 시민안전기금으로 출연하는 조항이 있다. 2차사업에서 수익이 늘면 돈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런 결과로 유진은 2008년 이후 한번도 스크린도어 안전설비 등에 쓰일 시민안전기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유진이 2차사업에서 회계상 수익을 내지 못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진은 2차사업도 17년의 장기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스크린도어 정비까지 겸하고 있는 유진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상황이다. 강남역 사고에서 드러나듯 2인1조 근무 규정과 전동차 운행 중 안전문 안쪽 작업 금지 메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현재 지난해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직접 수행하는 서울도시철도는 1개 역사당 연 7.3회의 스크린도어 고장·장애가 발생한 반면 유진 등 외주에 맡긴 서울메트로는 100.2건이 발생했다.

서울메트로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간부들이 유진 임원으로 대거 자리를 옮긴 점도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2004년 유진과의 계약에 연관됐던 서울메트로 영업처장(1급) 박모씨는 그해 퇴직후 3개월 뒤 유진의 전무로 스카웃됐다. 또 전기처 팀장(1급) 남모씨도 2009년 퇴직 후 이듬해 전무로, 전기처 부장(2급) 장모씨도 지난해 퇴직후 올해 초 상무로 각각 서울메트로에서 유진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인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실적도 없는 신규업체에 자기자본 35억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돈을 대출해주고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공제회는 491억원을 투자해 10년만에 619억원을 회수했다. 배당과 이자수익으로 412억원을 벌어들였고, 원금으로 207억원을 돌려받았다.

유진의 지분구조를 보면 전체 700만주 중 74%인 518만주를 대표이사인 정흥식씨가 보유하고 있다. 정씨는 1990년대 현대증권 주식운용부를 거쳐 압구정지점장을 지냈다. 정씨는 2003년 유진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진과 서울메트로가 2003년 계약을 맺을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은 범현대그룹인 한라기업 부회장을 지낸 강경호씨였다. 강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취임 직후 초대 서울메트로 사장에 앉은 인물이다. 그는 현재 실소유주 논란이 있는 '다스'의 사장이다.

정씨 외에 이 회사의 부사장으로 있는 신광재씨가 42만주를 보유해 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는 교직원공제회 10.5%, 교보생명보험이 9.5%를 각각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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