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배당수익률, 3년만기 국고채 첫 추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5.10.07 03:22

이르면 내년 상반기 주요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추월할 전망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 중 하나였던 빈약한 배당문제가 해소된다는 뜻이다. 해외에서는 배당수익률이 국채수익률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증시 레벨업’이 이뤄졌고 장기적인 주식투자 문화가 정착됐다.

◇코스피 배당수익률, 국고채 수익률 사상 첫 추월=6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주요 상장사 200여곳의 배당수익률(12개월 선행)은 1.785%로 집계됐다. 이는 이날 국고채 3년물 수익률 1.591%를 0.195%포인트 넘어서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가 계산한 배당수익률은 내년 초와 상반기 중에 예정된 결산배당, 중간배당을 합산한 것으로 배당에 대한 시장 전망(컨센서스)이 존재하는 곳을 대상으로 했다.

국고채와 배당 수익률의 격차는 과거 10년간 2~3%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됐다. 2008년 1월에는 4%포인트가 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 1%포인트 미만으로 격차가 좁혀지더니 올해 8월에는 0.14%포인트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후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배당수익률과 격차는 커졌다.

이는 경기 부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결합된 결과다. 2011년 6월에 3.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이듬해 7월 3.0%로 낮아졌고 올해 3월에는 1.75%, 6월에는 1.5%로 떨어졌다. 이에따라 국고채 수익률은 물론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크게 낮아졌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1.5%대로 떨어졌고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3%~1.7%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배당수익률 4%넘는 종목도 수두룩…예금보다 낫네=반면 상장기업들은 꾸준히 배당을 늘리는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7월에 그룹 출범 후 처음으로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정부 지분이 있는 기업들은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결과 “배당수익만 놓고 보면 주식 투자가 국고채 투자나 예금 가입보다 유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아주캐피탈, NH투자증권, 하이트진로 등은 올해 연말 예상되는 배당수익률이 4%를 넘고 동양생명, SK텔레콤, 기업은행 등도 3% 후반에 이를 전망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수석 연구원은 “최근 배당주 투자에 나타난 변화는 매우 유의미하다”며 “높아지는 배당수익률이 일시적인 테마성 이슈가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당 확대는 한국 증시의 레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예를 들며 “국내 기업의 배당 확대가 점진적으로 실행되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배당 확대 후 외국인 지분율 2배 증가=일본 상장사들의 배당액은 1999년 2596억엔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2조1060억엔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5조1313억엔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7조4493억원으로 증가했다.

일본에서 배당을 실시한 기업수도 1999년 98곳에서 지난해 1937곳으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상장사 외국인 지분율은 7%에서 15%로 늘었다. 동부증권의 남 연구원은 “배당 확대는 외국인들의 투자 증가뿐만 아니라 배당과 관련한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대한 다양한 금융투자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최근 현대차 주가가 반등한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간배당 공시 이후 주가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도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배당주 펀드는 2013년에 평균 9.7%의 수익을 낸데 이어 지난해 4.1%, 올들어 5.9%를 나타내고 있다. 와 올해는 각각 4.1%, 5.9%를 내는 등 안정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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