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들어간 한은 10월 금리인하론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5.10.07 08:27

이주열 총재 연일 매파성향 발언, 10월 금리인하 전망 바꾼 기관 늘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뉴스1
최근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한국은행의 10월 금리인하 전망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은 금통위 내부 기류도 심상치 않다. ‘외국계 은행들이 금리인하를 조장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 금리인상 앞둔 상황에서 외풍에 흔들려 통화정책 여력을 소진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9월 금리동결 직후 한은의 10월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일부 해외 IB들과 국내 투자기관들이 11~12월로 금리인하 전망 시점을 수정했다.

일례로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인하 전망 시기를 당초 10월에서 11월로 미뤘다.

시장 기대심리 변화는 이주열 총재가 9월 만장일치 금리동결 이후 줄곧 과도한 금리인하 심리를 차단하는데 주력한 영향도 받았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9월 17일 국정감사에서 “명목금리 하한선은 없다”는 발언이 시장에 추가 금리인하 재료로 사용되자 23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를 언급한 이론적 차원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통화정책방향성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또 해외 IB들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대폭 낮춘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까지 하락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수출부진으로 7월 전망(2.8%)보다 약간 하방압력이 생겼지만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전일 국정감사장에서의 이 총재 발언은 시장 관계자들에게 한은의 경제인식을 명확히 전달했다는 의견이 많다.


이 총재는 이날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10월 금리인하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미국이 (9월)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니 이참에 내리자는 의견에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특히 "미국이 금리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시기를 좀 늦췄을 뿐"이라며 ”통화정책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된다“고 했다.

9월 금통위 의사록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심리를 낮췄다. 예상과 달리 매파적 성향이 강했다는 평가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수출부진을 우려했지만 이를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낸 금통위원도 많았다.

특히 한 금통위원은 “일부 외국계 은행 성장률 전망치 인용 보도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키고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를 조장한다”고 언급했다.

조장하다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다’란 뜻이다. 이에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금통위가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지난달 30일 1.56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국채 3년물 금리는 6일 종가 기준 1.591%로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전보다 약해졌다는 의미다.

시장은 10월 한은 수정 경제전망에 주목한다. 현재 3.3%인 내년 성장률 전망을 어떻게 수정할지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3%대로 유지할 경우 경기회복세를 고려해 추가 금리인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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