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대부업' 꼬리표 러시앤캐시 사업 확장 걸림돌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15.10.09 05:30

리딩투자증권·공평저축은행 잇따른 인수 실패 이어 컨소시엄 참여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인가 가능성 낮아

OK저축은행과 러시앤캐시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프로서비스 그룹의 사업 확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증권사와 지방저축은행 인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진출하려던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인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아프로서비스 그룹에 붙은 일본계 또는 대부업 자본이라는 꼬리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공평저축은행 본입찰 후보선정 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평저축은행은 경기 분당에 본사가 있어 원칙적으로 영업권이 서울 지역인 러시앤캐시가 인수할 수 없다. 저축은행 업계는 영업권이 권역별로 나뉘어 있는데 당국은 권역을 넘어서는 인수합병에 제한을 두고 있다. 단, 부실저축은행에 대해서만 다른 지역에서 영업중인 저축은행도 인수가 가능하도록 허용한다

공평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3.34%로 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인 6%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은 23.53%에 달해 타지역 영업권 은행도 인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러시앤캐시는 인수후보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당국에서 대부업 계열 자본의 지방저축은행 진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 같다"며 "지방저축은행까지 대부업 또는 일본계에 내줬다는 소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평저축은행 측은 OK저축은행의 인수 무산에 대해 부인했다.

이에 앞서 러시앤캐시는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에서도 쓴잔을 마셨다. 특히 러시앤캐시는 당시 가장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탈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인수후보에 들었다 해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계 대부업 자본이라는 것이다. 러시앤캐시는 리딩투자증권을 인수해 기업금융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러시앤캐시 측은 일본계가 아닌데도 계속 일본계로 오해 받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우리는 일본계 자본이 분명 아니다"라면서 "이런 오해를 자꾸 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500볼트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도 지난 1일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고 철회했다. OK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관심을 갖고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하지만 카카오나 인터파크, KT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 컨소시엄이 일본계 대부업이라는 시선을 부담스러워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국 마땅한 파트너들을 찾지 못한 OK저축은행은 뒤늦게 500볼트 컨소시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500볼트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뒤늦게 뛰어들어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컨소시엄을 재구성해 다시 신청할 것"이라며 "확답을 주지 않은 업체가 있어 신청을 연기한 것이지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융업계에선 500볼트 컨소시엄이 내년 2차 예비인가에 재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프로서비스 그룹은 저축은행 시장에 진출할 당시 2019년6월까지 대부업 자산(2조8000억원)을 40% 감축하기로 약속하면서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해왔다. 지난 5월에는 한국씨티은행 계열의 씨티캐피탈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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