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난 과테말라 산사태 사망자 400여명 추정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15.10.04 20:41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가 4일(현지시간) 희생자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골든타임을 사실상 넘김에 따라 사망자수가 4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국자들은 끝까지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은 하고 있으나 이미 희망을 놓은 상태다.

수도 과테말라 시티에서 동남쪽으로 수㎞ 떨어진 외곽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 지역에서는 지난 1일 밤 폭우로 인한 대형 산사태 피해를 겪은 이후 계속해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추가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구조대의 굴삭기 옆에서 삽이나 손을 이용해 토사를 걷어내며 사랑하는 가족을 찾기 위해 마지막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굴삭기가 파낸 잔해 속에는 침대 매트리스와 책, 아이들의 장남감, 크리스마스 장식 등이 발견됐다.

과테말라 재단당국은 이번 산사태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86명이 숨졌으며 아직도 약 350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산사태 발생 시점으로부터 3일이 지나면서 곳곳에서는 안타까운 비보가 들려오고 있다.

한 굴착기의 수색 작업 중 어린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자 주민들은 참았던 울음을 떠뜨렸다. 소녀의 팔과 다리에는 긁힌 흔적들이 있었는데 구조대원은 잔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라고 말했다.

18세의 배달원인 가비 라미레즈는 산사태로 무너진 집에 깔린 형을 찾기 위해 손에 삽을 들고 나섰지만 본인도 이제는 무모한 짓임을 알고 있었다.

가비는 "형이 살아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의 시신이라도 찾아 장례를 지내기 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재난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로 125가구 이상이 매몰됐다. 일부 주택의 경우 토사에 15m 가량 파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틀만인 3일까지도 '살려달라'는 문자가 왔다는 등 생존에 대한 한가닥 기대가 이어졌으나 이제는 희망도 꺼졌다.

재난당국은 산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생존자가 아직도 남아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 만실라 과테말라 국방장관도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음을 시인했다.

당국은 3일 하룻동안 자원봉사자와 군인, 소방대원 등 총 1800여명이 구조에 동원됐지만 1명의 생존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4일 날이 밝는대로 구조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불안정한 지형과 계속되는 비로 인해 자원봉자사 참여가 더이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구조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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