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찬바람에 길 잃은 바이오 IPO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5.10.05 03:25

바이오 조정시기에 미국발 악재 겹쳐...바이오社 IPO 이미 고평가 논란

상반기에 불었던 바이오주 훈풍을 기대했던 IPO(기업공개) 준비 기업들이 버블논란이라는 삭풍을 맞고 있다. 특히 바이오주 조정 시기에 터진 미국발 악재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평가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기업만 15곳 정도에 이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제약지수는 올 하반기(7월부터 지난 2일까지) 들어서며 2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의료정밀기기지수는 9% 가량 빠졌다. 특히 최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약가 규제 공약 여파로 코스닥시장 제약지수는 대거 하락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트위터에 높은 약가에 대해 언급 한 지난달 23일 이후 지난 2일까지 코스닥 제약지수는 2.2% 떨어졌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닥 바이오 지수의 큰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주가 떨어지면서 상장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도 긴장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IPO를 준비했으나 시장환경이 크게 바뀌어 당황하는 표정이다. 바이오 기업들은 최대한 상장 시기를 조절하며 시장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가 밴드를 산정한 기업은 고평가가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기업인 케어젠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을 지난해 78.8배, 올해 상반기 51.79배를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밴드가 상단기준 시가총액은 8170억원에 이른다.


케어젠은 바이오분야 비교기업으로 휴메딕스와 메디톡스를 지정했는데 비교기준 주가보다 현재 각각 2.8% 9.3% 하락한 상태다. 케어젠은 할인율(9.31~19.38%) 적용도 낮은 편이다. 지난 7월에 상장한 바이오기업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36.9~46.3%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톡스·필러 제조사인 휴젤의 경우는 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늦췄다. 당초 지난 9월 초 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바이오주의 하락으로 청구 시점을 추석 연휴 직전으로 연기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6410~7085억원으로 60배 정도의 고 PER가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우선 상장 승인을 받은 후 시장환경에 따라 상장 시점을 조절할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지난달에만 팬젠, 안트로젠, 큐리언트, 엠씨티티바이오, 맥아이씨에스, 강스템바이오텍, 바이오리더스 등 7개의 바이오 기업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기술특례를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경우여서 마음대로 시기를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술성 평과를 통과하면 6개월 내에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또 대부분 순손실을 보는 기업이어서 고평가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IPO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기업은 상장시점을 한번 놓치면 향후 IPO가 힘들어 질 수도 있어 상장시점 조절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최근 주가 환경이 급변하자 바이오기업들이 할인율을 낮추는 방법 등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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