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외면한 매그나칩, 진대제가 살려내나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5.10.06 13:39

파산보호 직면해 경영권 및 자본보강 거래개시…스카이레이크-SI 연합 가능성

적자가 누적된 상태로 M&A(인수·합병)시장에 출회된 매그나칩반도체를 국내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가 회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M&A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바클레이즈는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의지를 타진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고 결국 중국, 미국계 후보와 국내 일부 재무적 투자자와 협상을 시작했다.

거래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분야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매그나칩 인수보다는 첨단시설에 신규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SK하이닉스는 자회사였던 매그나칩을 분리했던 터라 재인수에 큰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초부터 매그나칩 대주주인 애비뉴캐피탈을 비롯한 미국 헤지펀드들이 보유한 50% 이상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작했다. 청주에 본사를 둔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 생산부분이 독립돼 만들어진 종합 반도체 회사다. 주요 사업 분야는 아날로그/혼성신호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디스플레이 구동 IC와 전력용 반도체 등이다. 매그나칩은 청주와 구미에 사업장을 두고 3개의 반도체 생산라인(FAB)을 운용하고 있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에서 분리돼 PEF 운용사 CVC에 팔렸지만 적자를 내다가 2009년 미국식 법정관리(챕터11)에 들어갔다. 여기서 최대 채권자였던 미국 애비뉴캐피탈이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돼 위기를 벗어났고 2011년 뉴욕증시에 직상장하면서 회생기회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13년 3분기부터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서 다시 법정관리 신세가 돼야할 위기를 맞고 있다.

애비뉴캐피탈 등 헤지펀드 대주주들은 파산보호에 앞서 자본보강이나 경영권 지분 매각 등의 조치를 취하려 한다. 매그나칩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8인치 웨이퍼 시설 기반의 아날로그반도체 제조에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된 지분 100%의 가치는 3억 달러 안팎이고 부채 1억 달러를 더하면 총 기업 가치는 4억 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은 경영권 인수가 아니라면 투자참여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와 3500명의 임직원, 상장사 공개매수 방식의 인수는 부담스럽지만 반도체 시장에서의 전략적 연대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각자 측은 중국과 미국계 원매자가 있는 상황이라 이런 제안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는 미국계 지배주주가 한국에 터 잡은 회사를 중국이나 미국계 원매자에 매각하는 해외간 딜(Out to Out)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장설비와 임직원이 대부분 한국인인 관계로 중국계 자본에 매각될 경우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전례처럼 기술유출 및 먹튀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노동조합의 반대와 생산차질로 인한 경영악화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다.

이로 인해 국내 PEF 운용사와 해외 전략적 투자자의 연합 컨소시엄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와 IT 기술에 특화한 PEF 운용사가 펀드를 구성하고 수요처인 전략적 투자자가 펀드 투자가로 참여해 매그나칩의 재생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사장과 9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전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가 초기 수준의 거래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 관계자는 "애비뉴캐피탈의 거래 취지는 매그나칩의 파산보호 신청을 막고 경영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능력 있는 대주주를 영입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미국 델 컴퓨터와 실버레이크의 공개매수 협업처럼 산업적 노하우가 충분한 국내 재무적 투자자 연계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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