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근하지 마세요" 조장이 내린 휴가지시에 '화들짝'

머니투데이 최준혁 존스홉킨스대학교 학생, 정리=홍재의 기자  | 2015.10.08 08:16

[최준혁의 텐센트 인턴기④]강점 '빠른 의사결정과 합리성'…두달간 양복과 구두 딱 한번 착용

편집자주 | IT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회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샤오미 등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재학생인 최준혁씨(23)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텐센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미국과 중국, 한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 미국과 한국에서 수학하고, 중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최씨는 자신이 텐센트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을 머니투데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펜을 잡았다. 텐센트는 중국의 유망 IT기업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회사다. PC시절 QQ메신저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고, 한국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기반으로 중국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텐센트를 통하지 않고는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계적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도 텐센트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위챗'을 중국 최고의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시켰다.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인과 위챗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텐센트다. 최씨는 중국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에서 2개월 동안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텐센트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인턴을 종료하며 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이 가운데 정장을 아래위로 갖춰 입은 모습을 상상해보라.
텐센트의 의사결정 속도는 정말 빠르다. 상부에서는 가이드라인이나 지침만 내릴 뿐 모든 실무에 대한 결정은 아래에서 결정하고 실행한다. 그에 대한 중간보고와 점검을 상부에 할 뿐이다.

모든 건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평소 어떤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거나 프로젝트를 할 때면 조장이 상부 임원들과 회의를 한 후 당일 자신의 조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전파한다. 이에 대한 임무도 바로 부여한다.

일선 조장의 역할 및 권한 역시 크다. 비록 10명 남짓 되는 조의 조장일지라도 그가 결정하는 대로 일을 행해 나가고 조장은 자신 위에 있는 상사들에게 거리낌 없이 요구하거나 다가간다.

하루는 내가 속한 팀의 조장이 갑자기 팀원들에게 말했다.

"내일 출근하지 마세요."

자신이 금요일에 휴가를 냈는데 결재를 올리면서 자신의 조원들도 그날 같이 쉬게 해달라고 상사에게 요구했단다. 우리 조 전부는 3일 주말을 누리게 됐다. 일만 열심히 하고 잘하면 놀고 쉬는 것에 대해 관대한 텐센트. 쉬지 않길 바라는 다른 나라들의 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어쩌면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쉬고 놀게 해주기 때문에 뛰어난 인재들이 더 모이려고 하는 것 아닐까? 뛰어난 인재들이 모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어 여유 시간도 생기는 선순환 구조다.

회사 내 자유로운 복장도 내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인턴을 시작하기 전 나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인사팀의 한 직원에게 출근 복장을 물었다.

그는 "편한 복장으로 입고 오라"고 말해줬다. "텐센트의 업무 중 복장은 그다지 포멀하지 않아 그냥 편한대로 입으면 된다"고 했다.


정직원이야 그렇다 할지라도 설마 인턴사원까지?

나는 첫 출근 날 안전하게 양복에 흰 셔츠를 입었다. 만일을 대비해 넥타이도 하나 가방에 넣었다. 회사에 가보니 "아뿔싸" 양복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각 출입구에 서 있는 보안요원만이 정갈하게 양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나는 졸지에 보안요원과 구분이 되지 않는 '튀는' 외국인 인턴사원이 됐다.

직원 모두 청바지 또는 반바지 차림에 반팔셔츠, 간혹 여성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인턴들도 다를 바 없었다. 그날 이후로 내 양복과 구두는 인턴이 끝나는 날까지 단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5부에서 계속…>

☞1부 보러가기: 텐센트와 첫만남 "건물수·규모에 압도…자유분방함에 다시"
☞2부 보러가기: "당신 텐센트에서 일하나요?"…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3부 보러가기: 인턴도 직원이다!…잔심부름? No! 책임있는 업무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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