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챗과 카카오톡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위챗의 중국에서의 대단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아무래도 중국 기업으로서 중국인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위챗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보이스 메시지는 중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다. 중국어는 한국어나 영어와 달리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를 핸드폰에 입력하는 일이 번거롭다. 또, 글을 모르는 사람도 있어 문자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위챗에서는 오래전부터 보이스 메시지라는 기능을 탑재해 사람들이 글자를 입력 할 필요 없이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게 해줬다.
지하철에 타거나 어딜 가더라도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틀어 놓은 보이스 메시지를 듣기 위해 스마트폰 스피커를 귀에 바짝 대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거나 모바일 웹에 대한 조사도 내가 한 일 중 하나다. 텐센트 내부에서 끝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있고 다양한 분야와의 제휴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내 업무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나는 인턴사원이었지만 팀원들은 잔심부름이 아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들을 내게 맡겼다. 팀 회의에도 항상 참여했고, 업무 분장을 할 때도 빼놓음이 없었다. 회의 중에도 의견을 항상 물어봐 줬다. 아마도 새로운 시각을 갖고있는 내 의견을 진심으로 듣고 싶었던 것 같았고, 그런 시각을 갈구하는 느낌이었다.
회의는 보통 중국어로 진행됐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을 때 중국어로 회의를 진행해도 된다"고 일찌감치 팀원들에게 말해 놓았던 탓이다. 하지만 때때로 필요할 때면 회의 전체를 영어로 진행할 때도 있었다. 해외 유학을 다녀 온 직원이 많아 서구식 사고방식을 갖고있는 직원이 많았고, 영어 회의 등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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