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도 직원이다!…잔심부름? No! 책임있는 업무분장

머니투데이 최준혁 존스홉킨스대학교 학생, 정리=홍재의 기자  | 2015.10.07 08:00

[최준혁의 텐센트 인턴기③]韓학생 특수성 고려 카톡 비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구나"

편집자주 | IT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회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샤오미 등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재학생인 최준혁씨(23)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텐센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미국과 중국, 한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 미국과 한국에서 수학하고, 중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최씨는 자신이 텐센트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을 머니투데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펜을 잡았다. 텐센트는 중국의 유망 IT기업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회사다. PC시절 QQ메신저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고, 한국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기반으로 중국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텐센트를 통하지 않고는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계적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도 텐센트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위챗'을 중국 최고의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시켰다.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인과 위챗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텐센트다. 최씨는 중국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에서 2개월 동안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텐센트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QQ메신저 동시접속자 2억명 돌파를 기념하며 본사 건물 1층에 세워둔 QQ메신저 캐릭터
내가 2개월 동안 텐센트에서 했던 몇 가지 업무 중 하나는 한국과 미국의 제품들을 중국의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게 "네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으니 해외의 모바일 메신저와 위챗을 비교해 달라"고 주문했다.

나는 위챗과 카카오톡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위챗의 중국에서의 대단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아무래도 중국 기업으로서 중국인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위챗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보이스 메시지는 중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다. 중국어는 한국어나 영어와 달리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를 핸드폰에 입력하는 일이 번거롭다. 또, 글을 모르는 사람도 있어 문자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위챗에서는 오래전부터 보이스 메시지라는 기능을 탑재해 사람들이 글자를 입력 할 필요 없이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게 해줬다.

지하철에 타거나 어딜 가더라도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틀어 놓은 보이스 메시지를 듣기 위해 스마트폰 스피커를 귀에 바짝 대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카카오톡과 위챗의 기능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모바일 메신저, 모바일 결제기능,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 기업체 친구추가, 게임하기 등이 위챗과 카카오톡에 모두 탑재돼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편리성, 화면전환의 자연스러움 등 세밀한 부분에서는 카카오톡이 더 우위에 있다는 평을 얻었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거나 모바일 웹에 대한 조사도 내가 한 일 중 하나다. 텐센트 내부에서 끝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있고 다양한 분야와의 제휴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내 업무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나는 인턴사원이었지만 팀원들은 잔심부름이 아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들을 내게 맡겼다. 팀 회의에도 항상 참여했고, 업무 분장을 할 때도 빼놓음이 없었다. 회의 중에도 의견을 항상 물어봐 줬다. 아마도 새로운 시각을 갖고있는 내 의견을 진심으로 듣고 싶었던 것 같았고, 그런 시각을 갈구하는 느낌이었다.

회의는 보통 중국어로 진행됐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을 때 중국어로 회의를 진행해도 된다"고 일찌감치 팀원들에게 말해 놓았던 탓이다. 하지만 때때로 필요할 때면 회의 전체를 영어로 진행할 때도 있었다. 해외 유학을 다녀 온 직원이 많아 서구식 사고방식을 갖고있는 직원이 많았고, 영어 회의 등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4편에서 계속…>

☞1부 보러가기: 텐센트와 첫만남 "건물수·규모에 압도…자유분방함에 다시"

☞2부 보러가기: "당신 텐센트에서 일하나요?"…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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