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켓에 부는 '스몰·셀프 웨딩' 열풍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5.09.29 15:40

비싸고 형식적인 '스드메' 패키지 대신 저렴하고 개성있는 상품 개별 구매 급증

웨딩드레스를 대여해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을 진행하면 평균 200만원 정도 들지만 스몰 웨딩 촬영은 평균 10만원 전후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사진은 소셜커머스 티몬이 9만9000원에 스튜디오 웨딩 촬영 이용권을 판매하는 모습.

# 이달 초 교외의 한 야외동산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남호씨(31)와 유주연씨(28) 부부는 누구나 다 하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패키지 대신 한 소셜커머스 쇼핑몰을 통해 개별 상품을 구입했다.

웨딩드레스는 10만원에 빌렸고, 8만원짜리 헤어·메이크업 이용권을 구입해 결혼식 당일 예쁘게 꾸밀 수 있었다. 결혼식 전 한강변에서 진행한 웨딩 촬영도 남부럽지 않았다. 비용은 20만원에 불과했다. 이 부부는 평균 300만원이 든다는 스드메 비용을 38만원까지 줄였다.

통계청의 '2014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의 평균 결혼비용은 2억3800만원이며 이중 예식장, 예복, 예물, 혼수, 신혼여행 비용은 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또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의 '2015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평균 스드메 비용은 297만원에 달했다.

계속되는 불경기와 결혼 풍속의 변화 속에서 작은 결혼식을 뜻하는 '스몰 웨딩'과 스스로 결혼식을 준비하는 '셀프 웨딩'을 선호하는 예비부부들이 급증하고 있다. 실속과 의미를 동시에 찾으려는 젊은 예비부부들은 접근성이 좋고 트렌드 반영이 빠른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 마켓을 통해 저렴하고 실속 있는 결혼식 준비 개별 상품들을 구입하고 있다.

◇거품 꺼진 스드메=온라인 마켓도 그동안 스드메 패키지를 판매해 왔고, 구매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패키지 구매 고객이 자취를 감췄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경우 지난 2013년까지 매년 200~300건씩 판매돼 왔으나 지난해에는 110건으로 급감했고, 올해 들어서는 단 한건도 판매되지 않았다.

대신 개별 상품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스튜디오 촬영 이용권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 10%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웨딩드레스를 대여해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을 진행하면 평균 200만원 정도 들지만 스몰 웨딩 촬영은 10만원 전후까지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지난 5월 결혼식 성수기 기간 20만원 미만의 웨딩드레스 판매가 전년 대비 약 150% 증가했다. 남성 예복도 온라인 개별 구매가 늘고 있다. 티몬의 맞춤정장 이용권 매출은 9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또 신부의 부케나 화관, 신랑의 가슴에 다는 꽃인 부토니에르 등의 개별 소품 판매는 더욱 급증했다. 티몬의 웨딩 커플링과 웨딩카 이용권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14%, 26% 늘었다. 이밖에도 청첩장 제작 이용권이나 지역 에스테틱 업체들의 신부관리 서비스 등 웨딩과 관련한 대부분의 개별 상품들이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개성·의미 만끽=셀프·스몰 웨딩의 열풍은 비용 문제에서 기인하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결혼식에서는 실종된 개성과 의미를 찾으려는 젊은층들의 달라진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자신들만의 한번뿐인 결혼식을 독특하게 치르고, 신혼의 추억을 하나하나 소중히 하기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준비하는 정성을 들이는 것.

온라인 마켓은 이처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예비부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소품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결혼식 이벤트 상품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G마켓의 결혼식 촛불 이벤트나 웨딩카 장식 판매는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 졌고, 티몬의 야외 스냅사진 촬영 이용권도 약 50% 늘었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신혼여행지에서도 한국인 사진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20~30만원대에 해외 유명지에서의 스냅사진 촬영을 통해 신혼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 관련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2030세대' 젊은층의 합리적이고 실속 있는 소비 행태와 라이프 스타일이 앞으로 셀프·스몰 웨딩의 트렌드를 지속시켜 관련 시장이 보다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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