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으로 부동산 샀던 현대차의 반격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5.09.29 16:21

한전 부지 매입 결정으로 지속적 하락 뒤 최근 3달여 만에 낙폭 절반가량 회복…환율·신차효과 등 기대

현대차의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해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입을 결정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주가가 확연한 반등세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폭스바겐 사태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상승, 투싼과 아반떼의 신차 효과, 그룹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 등 호재가 현대차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는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낸 지난 7월말부터 오히려 오르기 시작했다.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7월17일 12만3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세달여 만에 31.17% 급등했다. 지난 25일 종가는 16만2000원, 한전 부지 매입 발표 이전인 지난해 9월17일 종가 21만8000원 이후 하락한 주가의 약 절반가량을 회복한 셈이다.

현대차의 최근 반등은 여러 현상이 복합작으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1200원안팎에서 움직이면서 현대차의 이익 규모 개선에 긍정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 불거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가에 호재가 됐다.

한전 부지 매입 이후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잇따른 주주친화정책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한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도입했고 투명경영위원회 활성화를 통한 주주권익 보호에 나섰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 24일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97만3438주(1%)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정금액은 2122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지난 24일 발표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불을 당겼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지분 1.44%를 5000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지난 25일 증시에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일대비 7.33% 상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은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리콜사태가 독일 다른 업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윤석 SK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과 관련,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지라도 대주주의 주력 그룹 계열사 지배력 강화로 투자심리 개선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현대차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5일 추천종목으로 현대차를 꼽았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영업이익 증가, 자동차 소비세율 인하에 따른 국내 판매 호조 전망, 투싼과 아반떼의 신차효과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현대차 주식을 게속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부담이다. 기관투자자가 지난 8월 이후 이달 25일까지 현대차 주식을 6176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1257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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