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공모가가 공개되자 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 다음날 제주항공의 장외가는 4만8850원(K-OTC, 가중평균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16%나 하락했습니다. 장외가와 공모가의 차이가 너무 크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입니다.
최근 항공시장에서 LCC(저비용항공사)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제주항공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높았습니다. 실제 올 상반기 제주항공은 매출 2866억원, 순이익 3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보다 각각 22.4%, 527.9%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장에 걸림돌이 됐던 자본잠식 문제도 모두 해결했습니다.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약 1조원)을 넘어설 정도였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거품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의 올해 법인세를 뺀 예상 순이익은 500억원 수준으로 7500억원 정도의 가치가 나온다는 게 시장의 평가였습니다.
역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주항공의 공모희망가 밴드는 2만3000~2만8000원으로 시총은 5958억~7253억원 수준이었습니다. 밴드하단 가격기준으로는 최근 장외가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장외가격이 급격히 높아진 이유도 있었지만 최근 항공·여행 시장이 안 좋은 것도 공모가가 장외가와 큰 차이가 난 원인입니다. 제주항공은 국내 4개, 해외 7개의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선정,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각각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했습니다.
총 11개의 기업에서 비교 PER을 산출한 결과, 지난해는 24배, 올해 상반기는 18.14배가 나왔습니다. 올 상반기 PER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을 비춰봤을 때 시장 상황이 악화됐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항공사 중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한 비교기업이었는데 기준주가로는 5010원이 설정됐습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0% 가량 하락한 수준입니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해 비교기업에서 빠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최근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상장 후 제주항공의 양호한 주가흐름을 기대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장외에서의 제주항공에 대한 관심이 공모시장에서도 유지가 된다면 주가 회복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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