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에 특히 두드러졌어요. 미국이 '양적완화(QE)'라는 큰 칼을 꺼내 듭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마구 사들이니 미국의 시장금리가 떨어집니다. 이자만 받아서는 생활이 안 되죠. 채권을 사들이면서 풀어낸 돈은 넘쳐납니다. 그래서 이자 한 푼이라도 더 주는 해외 금융시장으로 미국의 넘치는 돈이 몰려 나갑니다. 중국이 대표적인 행선지가 됐죠. 어느 누구보다 성장이 빨랐던 곳이니까요.
미국 양적완화에 때를 맞춰서 중국의 외화차입이 늘어납니다. 달러가 흔해졌으니까요. 달러가 많이 들어오니 위안화 가치가 뛰어 오릅니다. 위안화가 너무 빨리 오르려 하니까 중국 당국이 달러를 사들입니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납니다.
그러다가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합니다. 중국으로의 자금유입도, 위안화 가치의 상승세도 모두 멈춰버립니다. 자전거가 굴러가기를 중단하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미국이 QE3를 줄여나가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중국에서 외채가 대거 빠져나가기 시작(상환)합니다. 위안화는 약세로 돌아섭니다.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질 것 같으니 중국 당국이 달러를 시장에 팝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듭니다. QE가 완전히 종료되고 달러가 더 귀해지자 이 흐름이 빨라집니다. 그래서 결국 중국은 21년여만에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으로 누적적으로 유입됐던 단기외채는 지난 1분기말 현재 절반 가량 상환됐습니다. 평가절하 발표 이후에는 상환(외자유출) 속도가 훨씬 빨라졌을 듯합니다. 즉, 휘발성 강한 단기외채는 이제 거의 다 갚았을 걸로 보입니다. 그만큼 중국에서의 외자이탈 위험도, 위안화에 미치는 하락 압력도 완화됐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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