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외면한 한국학교…장학금 내놓은 저축은행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15.09.29 14:36

[따스한 손길 내미는 저축은행]①OK저축은행, 한국학교 6곳에 매년 1교당 1억원 장학금

편집자주 | 저축은행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고 있다. 서민금융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의 존립 배경이 ‘서민과 함께하는 금융’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저축은행들의 사회공헌 사업들은 단순히 봉사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수혜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손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 도움을 주고 있다. 해외 동포에 대한 장학사업도 아끼지 않는다. 주변의 이웃은 물론이고 해외 동포에게 까지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저축은행들을 소개한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겸 OK저축은행 CEO(오른쪽)가 지난해 11월28일 일본 교토국제학교를 방문해 재일동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아프로서비스 그룹
국내 2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윤 아프로서비스 그룹 회장(겸 OK저축은행 CEO)에게는 일본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재일교포 3세 출신인 그는 늘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왔고, 일본계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 최 회장은 초등학교 때까지 한국학교(민족학교)를 다녔고 국적도 대한민국이다.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저축은행의 사명을 오리지널 코리언(Original Korean)의 약자를 따와 ‘OK’저축은행이라고 지었을 정도다. 최 회장과 아프로서비스 그룹이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 애쓴 흔적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우대하는 특판 상품을 내놓은 것도 한 예다.

특히 최 회장이 12년간 한국에서 경영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한국에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철학을 고집하는 최 회장이 유일하게 일본에 ‘투자’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일본 내 한국학교이다.

그는 재일동포들에게 한국의 얼을 가르치는 일본 내 한국학교에 지난해부터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광복 직후 일본에 남은 60만 재일동포(현재 100만여명) 가운데 교육에 뜻이 있는 이들이 모여 1948년부터 한국문화와 역사, 한국어 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일본 곳곳에 한국학교를 세웠다.

이들은 일본에 남은 후손들이 이국(異國)에서 사는 서러움과 척박한 환경에서도 한국인의 자긍심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한국학교를 지켜왔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일본 내 한국학교들은 일본인들의 차별과 괄시를 받으면서도 지지 않고 살아남은 한국 동포들의 네트워크가 됐다.

무엇보다 재일동포 후손들이 국적을 버리지 않고 일본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한국학교는 학생 수 감소와 재정악화 등으로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눈 밖에서 벗어나면서 한국학교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평소 일본 내 한국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진 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겸 OK저축은행 CEO(오른쪽)가 지난해 11월27일 일본 오사카 건국학교를 방문해 재일동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아프로서비스 그룹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러시앤캐시배정장학회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돕기 위해 일본 내 한국 민족교육을 하고 있는 교토국제학교와 건국학교, 금강학교, 코리아국제학교, 동경한국학교, 청구학교에 앞으로 5년간 총 1억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오사카와 교토를 방문해 건국학교과 코리아국제학교, 교토국제학교 등 3개 학교를 방문해 각 학교의 수업을 참관하고 장학금 지급에 관한 의향서를 교환했다. 각 학교에 재학 중인 우수학생 가운데 25명을 선발해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당시 이광형 건국학교 교장은 “1946년 학교 설립 후 68년이 지났지만 모국인 대한민국에서 직접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지원해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감사 인사와 함께 사물놀이 공연으로 장학회 임원들을 환영했다.

최 회장은 각 학교 장학증서를 수여하는 자리에 참석해 앞으로 한인학교 운영에 대해 함께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것은 정체성과 자립이다.

그는 “일본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우리 한국 학생들을 직접보고 느낀 점이 많다”며 “학생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고 학교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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