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회장은 국민과 롯데 직원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냐는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깊이 숙여 사죄의 인사를 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한국 기업이냐 일본 기업이냐는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의 질문에는 단호한 목소리로 "한국 기업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본인을 향해 "너 나가"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때는 직접 총괄회장을 만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신 회장은 이어 "그런 식의 손가락질 경영을 하는 전근대적인 가부장적인 권위적인 문화를 갖고 세계 경영을 할 수 있나"는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아버지가 자식한테 '너 나가' 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축구 한일전을 구경할 때는 응원팀이 한국팀이냐 일본팀이냐를 묻는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웃으며 "지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하고 답했다. 신 회장의 이날 답변에는 일본어 말투가 묻어났지만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문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1시53분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국회에 도착했다. 짙은 회색 양복에 진보라색 넥타이를 맨 신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 앞을 지나 국회 6층 정무위원회 회의실로 들어섰다.
국회 방문증을 가슴에 단 신 회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하거나 양팔로 팔짱을 껴보기도 했다. 함께 출석한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 역시 굳은 표정으로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기도 했다.
의원들은 사상 첫 10대그룹 재벌 총수의 국회 출석에 매서운 추궁을 이어가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오후 국정감사 개시에 앞서 신 회장에게 "롯데는 1960년대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항상 국민들 곁에 있었던 기업"이라며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나 일본기업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책임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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