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전 몰린 공모주 청약…증권가 "바쁘다 바빠"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15.09.16 17:43


"오늘 청약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많이 바쁘네요. 오늘만 해도 청약 중인 공모주가 다섯개나 되니 다른 증권사 창구도 붐빌 거예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꺼번에 몰린 상장 일정 때문에 증권가가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공모주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오후 2시께 찾은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영업부 창구에는 공모주에 청약하러 온 60~70대 개인 투자자들로 붐볐다. 창구 다섯개가 전부 차고 대기자 2~3명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출입구 옆에 마련된 컴퓨터 3대도 차례를 기다리면서 투자 정보를 검색하는 대기자들로 가득 찼다. 직원들은 오전부터 밀려든 투자자들을 상대하느라 지친 표정이었다.

투자자들도 바쁘긴 매한가지였다. 창구 마감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초조하게 차례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하나 둘 늘었다. 일부 투자자는 창구에 앉아 청약 상담을 받는 동시에 전화로 지인과 타사 청약률 정보를 주고받느라 분주했다.

다른 증권사 사정도 비슷했다. 이날 하루에만 아이콘트롤스·제너셈·인포마크·NH기업인수목적(스팩)9호·타이거일렉 등이 공모청약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영업부 창구 직원은 "오늘 공모주 청약 마감이 몰리다보니 우리 쪽 청약을 마치고 다음 청약 주관사로 옮겨간다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청약이 가능해졌지만 아직도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거나 좀 더 자세한 투자 정보를 얻으려 직접 창구를 찾는 청약 고객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식 시장이 침체돼 공모주 열기가 평소보다는 덜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할 사람은 다 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사마다 청약할 수 있는 종목이 달라 미리 계좌를 만들어두려는 투자자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공모주에 청약하려면 해당 주관사의 주식 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보통 청약일 전날까지 개설해야 청약 자격을 갖출 수 있다.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보통 공모주 청약에 1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필요하지만 청약 일정이 끝나면 바로 환불받을 수 있어 공모주 시장에 계속 자금이 돌고 있다"며 "그래도 투자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 특정기업에 경쟁률이 몰리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공모청약을 마친 제너셈은 청약 경쟁률이 797대1을 기록했다. 제너셈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레이저 마킹 장비와 픽앤플레이스 장비, 테스트 핸들러 등 반도체 후공정장비를 주로 제조하는 회사다.

공모주 일정이 몰리면서 신규 상장 기업들도 청약 흥행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날 청약을 마감한 아이콘트롤스 관계자는 "A 기업의 경우 공모주 일정이 몰리면 경쟁률이 떨어질까봐 일정을 미뤘다는 얘기도 돈다"며 "그러나 추석 이후에는 증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어 우리는 추석 전으로 상장 일정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주 열기는 다음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7일부터는 동일제강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주에는 세진중공업·동부3호스팩(이상 21~22일), 신영해피투모로우2호스팩·LIG넥스원(이상 22~23일) 등이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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