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중진' 대권 도전론, 민감해진 친박-비박

머니투데이 김태은 박경담 기자 | 2015.09.16 16:15

[the300]친박 윤상현, 언론에 제기…비박 "청 특보가 당청 분열시켜" 비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나누고 있다.가운데는 홍문종 의원. 2015.5.12/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가족 문제로 곤란을 겪고 '친박 중진' 대권 도전론이 제기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 제기됐던 '순망치한(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림)'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이 타깃'이라는 관측들과도 맞물리면서 친박(친 박근혜)계의 비박(비 박근혜) 지도부 흔들기가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친박 핵심 중 한명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현재)링 위에 오른 대선후보군들이 새누리당은 김 대표 혼자이다시피 한 반면 야당은 문재인·박원순·안철수 등으로 지지도가 분산돼 있다"면서 "내년 총선 이후쯤이면 새누리당도 대선후보 다원화가 가능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지금의 단일화 구도는 무의미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김 대표가 여야 통틀어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결코 '김무성 대세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김 대표의 대권 가능성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앞서 윤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이 40%인데 김 대표의 지지율은 20%에 머물고 있어 아쉽다"며 "야권이 단일후보를 낼 텐데 여권이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김 대표에 대해 물음표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4선이 될 친박 의원 중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윤 의원이 지칭한 친박 대선주자군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4선 국회의원이 된다. 여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가능성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들이 차기 대선에서 비박계의 구심점이자 현재 여권의 1위 주자인 김 대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의원의 발언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다. 우선 친박 핵심 인사인데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을 가능성이다. 최근 지지율 50%를 다시 회복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면 파장도 클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김 대표의 가정사 문제로 비박 진영이 '숨죽이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둘째 사위가 과거 마약을 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최근 공식석상의 발언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하고 비박계의 기세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친박계가 본격적인 지도부 흔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 파동 때 김 대표가 중심이 돼 당 내홍을 수습했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이 타깃'이라는 관측들이 심심찮게 흘러나왔었다.


세번째는 이제 곧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 국면으로 들어선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공천제)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야당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선 실현이 불투명하다. 김 대표측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되지 않더라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정신을 최대한 실현하는 방향으로 '플랜B'를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어떻게든 특정인에 의한 전략 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의중은 분명하게 나온 적이 없지만 친박 진영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당장 '친박 중진' 대권 도전 가능성을 흘린 윤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 의원은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데 이어 이날 김 대표가 주장하는 국민공천제가 여론조사 방식을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불성설"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이 방식(여론조사)은 당 정체성, 정책능력, 역량보다는 인기나 인지도만으로 후보가 선정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총선이 연예인이나 히딩크 같은 대중 인기인을 뽑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대통령 후보도 여론조사로 뽑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 주변에서는 이날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뜻과 무관한 '자가발전성 발언'으로 폄하하고 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정무특보라는 사람이 당청 간 가교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당청 간 걸림돌이 돼 분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런 얘기를 하려면 특보 자리를 내놓고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김 대표에게 자꾸 생채기를 내서 내년 총선 공천 당시 20~30석 가량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속내는 있는 것 같다"면서 "김 대표가 절대 양보하지 않을 문제임에도 마치 청와대와 뜻을 맞춘 것처럼 행동하면서 의원들을 흔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다른 중립지대 인사들은 비박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비박계는 자신들이 박 대통령과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비박계가 박 대통령에게 끌려가는 것"이라며 "이런 현실 인식을 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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