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4단 감속 브레이크…韓 기업 새로운 대응전략 시급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 2015.09.14 09:02

수입·소비·투자·금융 부문 브레이크로 신창타이 시대 접어들어…수출전략 강화·금융리스크 관리 등 필요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사옥 딜링룸 전광판에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초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상하이종합지수 하락 영향으로 급락하며 1900선대가 무너지기도 했었다/ 사진=뉴스1

중국 실물경제에 '4단감속 브레이크가 걸렸다(China Deceleration)'는 진단이 나왔다. 수입·소비·투자·금융 부문 브레이크로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 시대로 접어들면서 한국 기업도 새로운 인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발표한 '중국경제 신창타이시대, 우리기업의 대응전략 연구'에서 "세계 경제를 견인했던 2010년과 비교해 중국은 2016년 수입증가율(22.1→14.9%), 소비증가율(9.4→7.7%), 투자(15.3→4.7%) 모두 감소하는 신창타이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차이나인사이드에 대비한 최종재 수출 강화 △대륙의 지갑을 열 맞춤형 제품 △아시아 인프라시장 공략 △거래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신창타이란 '중국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으며, 신창타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말에서 유래됐다. 신창타이 특징은 중속성장, 구조개선, 산업고도화, 금융리스크 완화 등이다.

대한상의가 지적한 첫번째 브레이크는 '수입증가 속도 감소'다. 특히 국내기업이 두려워 하는 것은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소재·부품산업을 육성해 수입 중간재를 중국산으로 대체해 나가려는 움직임이다. 중간재가 대중국수출의 73%를 차지하는 한국에게는 큰 위협이다.

실제 2000년 64.4%였던 중국 중간재 수입비중은 2010년 52.1%, 2014년 49.8%까지 떨어져 15년간 14.6% 포인트의 수입대체가 이뤄졌다.

국내 섬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초창기 원단, 단추 등 부분품을 국내기업에서 수입해 의류를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현지에서 조달한다"며 "중국산의 기술력이 고도화되면서 소재·부품의 질적 향상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한중간 기술격차는 2012년 1.9년에서 2014년 1.4년으로 좁혀졌다.

보고서는 "대한민국 수출의 성장비결이던 한·중간 가공무역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중간재 위주 수출구조를 소비재·자본재 등 최종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신흥시장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증가율의 감소세도 뚜렷해졌다. 중국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중산층을 키워내 소비중심 성장을 꾀하고 있지만 주요 소비재 성장률이 절반이상으로 떨어졌다. 지난 4년새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25.6% 포인트(32.4→6.8%), 가전은 15.0% 포인트(18.0→3.0%), 의류는 13.2% 포인트(24.8→11.6%) 감소했다.


보고서는 중국 관광객의 입소문과 선제적인 프리미엄 제품(유도가열방식 도입) 출시로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 전기밥솥업계 비결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밥솥 수출은 지난 2005년 422만달러에서 10년새 1717만달러로 급증했다.

세번째는 '투자증가율 감소'다. 지난 5년간 중국의 평균임금이 35.1% 상승하면서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고자 진출했던 기업의 '엑소더스'가 우려된다. 한국의 대중 투자증가율은 19%에서 -10.3%로 급감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공장을 옮기고 있다는 상황"이라며 "8조 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마지막 위협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중국금융'이다. 한국기업은 주로 중국 대리상을 통해 진출하는데 결제방식의 60% 정도가 외상거래다. 경기둔화로 중국 금융기관들이 기업금융을 조이기 시작하자 매출채권 회수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고서는 "거래처의 금융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압도적 품질의 제품을 내놓아야 중국의 상거래 관습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실제 한 제과업체는 중국상인과 모든 거래에서 외상을 받지 않고 물건을 지급함과 동시에 바로 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본부장은 '중국은 인구보너스'의 소멸, 제조업과 부동산 공급과잉 등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들이 많지만,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신형도시화 등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중국발 국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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