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해외건설 현장 버텨낼 멘탈의 소유자 보여줘라

머니투데이 이시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 2015.09.11 14:10

[2015 하반기 공채 자소서 불패노트] ⑧현대건설

편집자주 | 2015년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 원칙을 내놓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로서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길이 별로 없다. 그나마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자소서 문항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성해나간다면 취업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매주 [NCS불패노트]를 기고해온 이시한 강사와 함께 9월 한달간 자소서 문항이 공개되는 기업순으로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쓰기 코칭을 연재한다.

중공업, 건설업계는 아무래도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현대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몇 년 전의 자소서 항목과 비교하면 현대건설도 상당히 많이 변화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항목 자체가 '① 성장과정 ② 성격 및 생활신조 ③ 지원동기 ④ 입사 후 포부 ⑤ 전공관련 활동사항 ⑥ 자유기재' 이런 정도였다. 전형적인 호구조사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제시된 자소서는 전형적인 경험형 자소서다.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직무 준비와 비전, 그리고 차별화 포인트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번 문항 : 현대건설에 지원한 동기는 개인의 비전에 있을 것이다. ‘개인의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와줄 만한 곳이 바로 현대건설이기 때문’인데, 현대건설의 웅지와 눈높이를 생각하면 사실 이 개인의 비전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셈이다. 바로 해외에서 건설로 최고가 되는 것이다. 개인의 비전일지라도 현대건설의 프라이드에 맞춰서 비전과 그에 따른 지원 동기를 서술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아프리카에서 최고 높은 빌딩을 만드는 책임자가 되고 싶은데, 아프리카에서 건설 경험도 있고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가진 인프라가 그 꿈에 더욱 가깝게 가게해 줄 것 같아서 현대건설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2번 문항 : 개선 및 보완점이라고 했으니 굳이 칭찬에 많은 글자수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첫마디부터 비판으로 시작하기가 꺼림칙하면 칭찬은 한두 마디 정도로 족하다. 문항 자체가 개선 및 보완점이니 당연히 아쉬운 점이 정확히 제시돼야 한다. 아무래도 건설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대건설에 대한 조사가 정확할수록 이 문항의 비판과 보완책은 시의적절할 것이다. 회사 입장에선 지원자를 통해서 개선점을 찾으려는 의도보다는 지원자가 얼마나 관심있게 건설업계와 현대건설을 보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강한 문항이라고 할 수 있다.

▶3번 문항 : 도전정신과 창의성은 and로 연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문항에서도 ‘혹은’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도전정신이든 창의성이든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을 자신있게 쓸 지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면접에서 창의성에 대한 후속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들이 도전정신에 더 치우친 대답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까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을 어필하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대신 면접장에 갈 때 창의성을 발휘한 사례를 두 개쯤은 더 생각하고 가야 한다. 면접관들은 도전정신 같은 것 보다는 창의성 같은 특징을 조금 더 날카롭게 검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4번 문항 :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단순히 갈등을 풀었다기보다는 시너지를 낸 사례를 찾으라는 것을 보면 소통보다는 협업이라는 부분에 더 중점을 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소통이라는 단어에서 '갈등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포용력'을 떠올리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이 문항은 자세히 보면 협업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소통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대립하는 두 세력의 갈등을 푸는 설득의 도구로서의 소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협력의 도구로서의 소통을 말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만나 조금씩 이익을 양보하고, 일을 할 때는 정확한 조율하에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둘이 따로 하는 것보다 몇 배의 성과를 올린 경험을 찾아야 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서로 간의 소통은 원활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성과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 큰 성과가 따른 일이 없었다면 소통을 통해 협력을 한 경험이라도 찾아서 충실하게 기재해야 할 것이다.

▶5번 문항 : 해외 현장근무는 육체적인 힘듦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더 크다. 사실 국내에서도 현장에 있으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외국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 향수병 등을 이길 수 있는 멘탈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극복할 만한 자신의 강점으로 무던함이나 혼자 놀기를 잘한다는 것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 외로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역량은 물론 외국어나 기술력 같은 것을 강조할 수 있지만 이런 것에 오히려 자신이 없다면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넓다든가 금방 친화력을 발휘하는 성격이라도 강조해보자.

▶총정리 : 건설업계에서 찾는 인재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듯한 자소서 문항이 바로 현대건설의 문항들이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종종 해외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공기에 맞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이야말로 도전정신을 갖추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룩하는 데 있어서 소통을 통한 협력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현장에서도 이런 부분이 잘 일어나면 분위기가 좋지만, 그렇지 않은 현장은 공사 자체가 더디다. 그리고 이런 공사들이 해외에서 이루어지면 일도 안 되고 말도 잘 안 통하고 심적으로는 한없이 외롭다는 이중삼중의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이를 헷지할 노하우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자소서 문항으로 골고루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면, 반드시 현대건설 입사 후에는 몇 년의 외국 현장근무는 실체적 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이 다년간의 힘든 외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성격인가 자문해보고 지원서를 최종 제출하도록 하자.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3. 3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오늘부터 자녀장려금 신청
  5. 5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