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을 진솔하게 기술? 일기·편지는 쓰지 말자

머니투데이 이시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 2015.09.10 06:05

[2015 하반기 공채 자소서 불패노트] ⑤ LG유플러스

편집자주 | 2015년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 원칙을 내놓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로서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길이 별로 없다. 그나마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자소서 문항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성해나간다면 취업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매주 [NCS불패노트]를 기고해온 이시한 강사와 함께 9월 한달간 자소서 문항이 공개되는 기업순으로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쓰기 코칭을 연재한다.

통신기업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만큼 젊은 감각도 상당히 필요한 분야다. 어느 분야보다 개혁적이고 기발한 자소서 문항이 등장할 것 같은데, 의외로 LG유플러스의 이번 자소서 문항은 평범한 편이다. 그렇다고 평범한 자소서가 쉬운 자소서라는 뜻은 아니다. 이 평이한 문항에 대한 대답에서 비범한 나를 튀어나오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번 문항 : 회사와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아직도 회사에 대한 칭찬과 업적 나열로 일관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서술은 사실 이 직무에 대한 별다른 준비가 없었다는 고백일 뿐이다. 이 문항은 ‘지원동기’라고 씌어 있지만 ‘직무에 대한 비전’이라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준비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싶고 그런 부분이 회사가 가진 인프라나 네트워크 같은 요인들과 잘 맞아서 이 회사에 지원한다’ 정도의 서술이 지원동기라면 ‘그러한 비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것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켜왔다’는 진술이 직무 수행을 위한 준비가 된다.

이 때 애매한 것은 흔히들 준비 과정에서 언급할 만한 공모전 수상이나 인턴 경험 등이 따로 다른 질문으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직무에 대한 준비를 물어보면 소재가 상당히 제한되게 된다. 하지만 반드시 퍼포먼스가 나와야만 준비다운 준비라는 편견을 버리자. 직무를 위해 배웠던 것이나 경험한 것들을 모두 '준비'라는 범위 안에 넣고 생각할 수 있다면 언급할 수 있는 소재는 상당히 많아질 것이다.

▶2번 문항 : 문항 자체로는 특이한 것이 없는데 재미있는 것은 상반기만 해도 이 문항이 '당신의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주제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본인을 표현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성격, 가치관, 성장 과정 등을 언급할 수 있다는 힌트도 괄호의 형식으로 주어졌지만 어쨌거나 자유기술의 느낌이 강한 항목에서 조금 제한된 항목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솔하게 기술하라'고 하니까 그냥 일기를 써내려간 지원자, 장문의 편지가 된 지원자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유형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성격, 성장과정, 가치관 등 자신의 특성과 생각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쓰라고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들 입장에서 이 항목은 여전히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문항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보다는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맞춰 직무적인 특성이 들어갈 만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 가령 마케팅 기획에 지원하는 지원자라면 호기심이 강한 성격에 대해 언급하거나, 성장과정을 통해 누구보다 뛰어난 분석력을 가지게 되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직무에 유리한 여러 가지 특성과 관련지어서 이 문항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3번 문항 : 사실 자소서라는 것이 결국 대놓고 하는 ‘자기 자랑’이다. 그런데 이 문항은 그야말로 자기자랑을 제대로 시키고 있다. 직무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상이나 인턴 경험이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수상이나 인턴 직무가 없을 때는 이 문항의 무게가 가장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턴이나 수상 실적은 하나의 예시일 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특이 경험’이므로 자신의 경험이나 행적 중에서 기준에 맞춰 골라 서술할 수 있다. 이 때 기준은 ‘어필’ 아니면 ‘특이’가 되는데, ‘어필’에 기준을 맞추면 아무래도 수상 실적처럼 외부적인 성취가 훌륭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반면 ‘특이’에 기준을 맞추면 보통 또래의 대학생들이 갖지 못할 경험이나 도전 등에 대해서 언급하면 될 것이다.

둘 다 만족시키면 좋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한 쪽에 기준을 맞추고 소재를 선택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소재의 방향성은 여전히 직무적인 적합성에 있다는 것이다. 소재의 특이함에 눌려 직무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연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총정리 : 평이한 자소서 문항 속에서 자신을 차별화해서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3번 문항처럼 퍼포먼스를 요하는 느낌의 문항에 대해 서술할 때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면 위축되기 쉬운데, 2번 문항처럼 ‘진솔’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진정성 있는 자소서에 더욱 주안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 진정성으로 강조될 것은 LG유플러스에 대한 관심, 통신사업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에 따른 노력이다. ‘이런 관심과 그것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다가 결국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것이 자소서의 주 내용이어야 하는데, 진정성이라고 하니까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지주저리 쓰는 사람도 있다.

회사가 자소서를 통해서 보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가 이 회사와 얼마나 잘 맞는가' 또는 '이 직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것인가'이지 정말로 지원자 개개인의 이야기 자체가 궁금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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