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돌아왔다"... 5년만에 재공개 된 히메지성

머니투데이 효고현(일본)=이지혜 기자 | 2015.09.10 12:34

일본 최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 전체가 하얀 독특한 외관 '신비'

히메지역을 나서면 순백의 공주 '히메지성'이 정면으로 보인다/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스타가 되기도 어렵지만, 그 중에서도 더 뛰어난 슈퍼스타가 있다. 일본 여행에서는 전국 어디를 가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성이다. 그 자체로 일본의 전통 건축양식과 문화,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 전국의 많고 많은 성과 중에서 굳이 하나를 봐야 한다면 어떤 성이 슈퍼스타일까.

일본에는 현재 56개의 성이 남아 있다. 메이지유신을 계기로 일왕에게 권력이 넘어가면서 지방 번주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그들이 살던 성을 파괴해 대다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간사이 효고현 소재 히메지성은 1873년에 실시된 폐성령 이후에도 존속됐고 태평양 전쟁 때도 전화를 면했다. 덕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케다 데루마사(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위) 시절에 건립된 원형을 보존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순백의 공주, 히지메성 찾아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 몰려…
슈퍼스타를 실제로 만난 대중은 공통적으로 그들에게서 아우라 또는 광채를 봤다고 말하는데, 히메지성에서도 이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일본 건축물은 검은색과 회색 토양이 많은 지형과 잦은 태풍 등 기후적 특성을 감안해 무채색 또는 채도가 낮고 튀지 않는 빛깔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순백의 히메지성은 보통의 흰색 보다 더욱 선명한 외관으로 눈부시기까지 하다. 히메지성은 일본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5년 여만의 보수공사 후 재공개돼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사진 왼쪽은 길게 늘어선 줄. 오른쪽은 대천수 내부 나무계단을 줄지어 오르고 있는 사람들/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히메지성의 매력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2009년부터 5년여간 대대적으로 실시한 전면 보수 공사를 마치고 올해 재공개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 전역에서 순백의 공주(=일본어 '히메')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 줄을 이어 히메지성을 관람하려면 평소보다 3배가량 긴 1시간30분 이상 걸린다.

히메지성이 흰색인 이유는 화재와 비바람을 막기 위해 외벽에 회칠을 했기 때문이다. 소석회, 패회, 건초, 해조 등을 재료로 한 회반죽을 얇게 여러 번 덧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했는데 이 회칠 두께만 3cm에 이른다. 외부에서 보이는 모든 표면을 회반죽으로 마감했다는 점이 유일무이한 특징이다. '시로싯쿠이 소누리고메즈쿠리'라고 부르는 이 공법 덕분에 멀리서 히메지성을 바라보면 마치 한 마리의 백로가 히메지산 위에 내려 앉아 있는 듯 보인다.

히메지성 대천수 제일 위층에서 바라본 히메지역과 오테마에도오리/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히메지성 방문과 인기 촬영 포인트
일본성은 그 자체가 하나의 마을이어서 히메지성 인근은 히메지시를 이룬다. 관문인 히메지역은 일반 열차는 물론이고 신칸센역까지 설치됐다. 비싼 신칸센을 타지 않아도 직행 열차로 오사카 우메다역에서 1시간10분, 고베 산노미야역에서 40분 거리로 가까운 편이다.


히메지역과 히메지성 사이에는 보행·자전거·차량 도로를 합쳐 13차선 대로의 오테마에도오리(大手前通)가 시원하게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덕분에 역을 나서자마자 시야에 가로막히는 것 없이 정면에 위치한 히메지성 모습이 방문객을 맞이해 감동을 준다. 오테마에도오리의 길이는 1km 남짓으로 쉬엄쉬엄 걸으면 20분가량 걸린다. 길에는 오래된 식당과 상점이 있고 조각상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산책할 만하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5분 정도 소요된다.

히메지성 대천수 제일 위층에서 바라본 주변 마을 풍경/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히메지성 사진 촬영 포인트는 히메지역 앞을 비롯해 여러 곳이 있다. 하얀 성의 모습이 가장 돋보이는 곳은 오테마에도오리가 끝나는 곳이다. 사진은 성 앞의 길을 건너기 직전에 찍는 편이 전경을 담기에 더 좋다. 매표소로 가는 길에는 넓은 공터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천수각 뿐 아니라, 광활한 부속 건물을 가진 웅장한 히메지성을 담을 수 있다. 매표소를 바라보고 우측 공터도 나무와 천수각을 함께 담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망루인 히시문에 들어선 후 연못처럼 보이는 사각형 해자 산고쿠보리에서 측면 모습을 찍으면 근사하다.

천수각에 가까워지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셈이 되기 때문에 흰색이 아닌 부분도 드러난다. 아무래도 순백의 히메지성 이미지와는 좀 달라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나 딱 한 곳 천수각 바로 아래 공터인 혼마루는 건물을 가장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어 셀카 기념사진을 찍기에 최적의 포인트다.

천수각은 대천수와 양편의 2개 소천수로 이뤄져 있는데, 사람들이 관람하는 곳은 가장 규모가 큰 대천수다. 외부에서는 5층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지상 6층, 지하 1층의 구조로 돼 있다. 적들이 침입했을 때를 대비해 빙빙 돌아서 위로 올라갈 수 있으며, 나무로 만든 계단 역시 기다시피 올라가야 한다. 산 위에 위치해 창과 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해 청량함을 선사한다. 층마다 구경거리가 있고 계단을 오르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지만 관람이 끝난 후에는 피로감이 제법 몰려온다. 대천수 정상에 오르면 여러 개의 언덕과 삼림, 마을이 어우러진 주변 풍경이 또 한 번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혼마루에서 바라본 대천수 /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매표소 입구에서 바라본 대천수/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사각 해자 '산고쿠보리' 앞에서 본 대천수/日 효고현·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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