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안다리걸기] '자정'은 어제일까요? 오늘일까요?

머니투데이 나윤정 기자 | 2015.09.08 14:14

우리말 안다리걸기-2. 자정의 뜻

편집자주 | 드디어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이 시작됩니다. 이름하여 '우리말 안다리걸기'.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말 안다리걸기' 지켜봐주십시오.

"기상청은 12일 자정을 기해 수도권 전역에 내려진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를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물폭탄'이 쏟아진 몇주 전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캐스터 말에 시름을 놓았는데요. 연신 "다행이다"를 읊조리다 문득 자정이 언제인지 궁금해집니다.

'12일 자정이면 12일을 끝내는 밤 12시겠지? 12일을 시작하는 0시인가?’
갑자기 헷갈립니다. 오늘이냐 내일이냐, 하루가 걸린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자정, 정확히 언제를 말하는 걸까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익숙하신 분들 많으시죠? 아마도 재미로 보는 '오늘의 띠별 운세' 때문일 텐데요. 바로 12가지 동물을 나타내는 12간지입니다. 하지만 띠뿐만 아니라 시간도 12간지를 기준으로 정해졌다는 사실! 이를테면 쥐가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자시는 11~1시, 축시(소)는 1~3시, 인시(호랑이)는 3~5시 등 2시간씩 차지합니다.

여기서 자시(11~1시)의 한가운데(正), 그러니까 밤 12시를 '자정'이라고 합니다. 앞뒤 순서를 바꿔 '정자'라고 해도 무방하고요. 반대로 '정오'는 낮 12시를 말하는데 역시 '오정'이라고 써도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12간지 순서를 보면 '자시'가 가장 먼저입니다. '오시'는 정확히 중간이고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자시는 '십이시(十二時)의 첫째 시. 밤 열한 시부터 오전 한 시까지'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자시는 하루의 끝이 아닌 시작이 맞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자정'이 하루의 시작인지 끝인지는 화자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절대적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 기준에 따라 다르다는 말인데요. 그렇다면 12간지의 첫 번째인 자시를 하루의 마지막인 '밤 12시'로 볼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따라서 자시의 가운데 자정을 하루의 시작, 즉 '0시'로 보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문제 나갑니다. 12간지 중 상표등록이 가장 많은 동물은 무엇일까요?(특허청·2007년 기준)
1. 호랑이
2. 토끼
3. 닭
4. 개

정답은 1번 호랑이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호랑이, 말, 용, 닭 등의 순이었는데요. 호랑이는 신통력이나 영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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