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소서, 가치관 ·지원동기· 직무 '선잇기'가 포인트

머니투데이 이시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 2015.09.08 07:30

[2015 하반기 공채 자소서 불패노트] ②현대차

편집자주 | 2015년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 원칙을 내놓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로서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길이 별로 없다. 그나마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자소서 문항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성해나간다면 취업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매주 [NCS불패노트]를 기고해온 이시한 강사와 함께 9월 한달간 자소서 문항이 공개되는 기업순으로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쓰기 코칭을 연재한다.

현대차 자소서 항목은 이번 2015년 하반기 채용부터 무려 두 항목이 늘어났다. 상반기만 해도 한 항목이었는데, 같은 해에도 문항수가 200% 증가한 셈이다. 미리 쓰기보다는 실제 자소서 항목이 나왔을 때 쓸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을 내세우면서 유독 자소서 항목을 바꾸는 경향이 많다. 미리 써놓은 자소서나 합격자소서 샘플이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공채에 제시된 자소서의 길이는 최대 3,000자다. 사실 3,000자 정도의 자소서는 금융권 같은 곳의 자소서와 비교하면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나, 현대차에 지원하는 공채생들이 모두 이공계생들인 것을 감안하면 이 자소서 길이는 쉽게 채울 수 있는 양은 아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번 항목 : 지원자들은 흔히 주어지는 항목의 순서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최고의 순간’ 그리고 ‘원하는 삶’의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항목은 ‘본인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설정해야 ‘기억에 남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추상적인 영역의 문제에 답할 수 있는 항목이다.

자신의 삶 중에서 최고의 순간이라고 가치를 부여한 것에는 그 의미가 분명해야 하는데, 단순하게 상을 탔다든가 돈을 벌었다든가 성적이 향상됐다는 것은 일차원적인 성취에 불과하다. 만약 이런 식의 상황에 'Best'를 붙인 사람이라면, 지향하는 삶의 가치관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판단되기 쉽다. 그리고 지원자에 대한 이런 판단은 ‘전체적으로 갈 길이 정확하지 않은 사람은 회사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일반적인 경험치가 더해져서 합격시키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돼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최종 목표로 삼을 만한 가치관이 무엇인가를 먼저 설정하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원하는 삶이 꼭 물질적인 성공, 눈에 보이는 목표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삶에 대해 ‘남들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의 삶’, ‘그 친구라면 믿을 수 있다라는 평가를 듣는 삶’ 등의 방식으로 지향점을 기술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관이 정확히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이렇게 자신이 지향하는 삶을 설정하고 나면 ‘기억에 남는 최고의 순간’도 한결 선정하기기 수월해진다. 흔히들 최고의 순간을 찾을 때 어떤 업적 같은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블링블링’한 소재만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대학생의 삶에서 블링블링한 순간은 무척 제한돼 있어서 대부분 비슷해지기 마련이다. 성적이 잘 나왔던 이야기, 목표했던 시험에 합격한 이야기, 공모전에서 상을 탔던 이야기 등인데 이런 이야기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과연 잘 보여주는 것인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신뢰의 삶’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이라면, 최고의 순간은 신뢰를 지켰더니 처음에는 막대한 손해인 것 같았지만 나중에 더 큰 성취가 일어났던 것들이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 최고의 순간은 가치관을 먼저 선정한 다음에 찾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실 이 질문은 2번과 3번 항목의 가이드가 되는 항목이다. 자신의 가치관, 원하는 삶을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현대차’, 그리고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됐다는 '선잇기'가 바로 이 자소서 항목들이다. 1번 항목은 그 '선잇기'의 제일 마지막 포인트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고민과 정리가 모든 자소서 항목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2번 항목 : 일반적으로 회사 지원동기라고 해석하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본인이 그 회사를 선택한 이유다. 보통 회사 지원동기를 쓸 때는 ‘대학 수업시간에 혹은 공모전을 하면서 혹은 여러 가지 루트로 회사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이 회사 입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식으로 많이 쓰게 된다.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계기’ 말고 현대차가 지원자에게 매력이 있었던 기준을 정확히 쓰라는 것이 이 질문의 요지다.

1번 항목에서 이야기했던 ‘본인이 평생의 삶을 통해서 이룩하려고 하는 제1의 가치’를 현대차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현대차에 지원한다는 연결이 가장 바람직하다. 평생 동안의 삶을 통해 지향하는 바를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직업에 대한 열정과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싱크로율이 높다면 이런 진술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현대차의 가치에 자신의 가치를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많은 지원자들이 그런 식으로 쓰기 때문에 큰 차별 포인트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설정해놓고 현대차의 가치와 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좋은 가치들이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니까 유사한 점을 찾아 그런 식의 가치를 담보해 줄 수 있는 곳이 현대차이기 때문에 지원하게 됐다는 식으로 진술하면 되는 것이다.

▶3번 항목 : 2015년 상반기에 있었던 현대차 공채와 지난 7~8월에 있었던 인문계생을 위한 상시채용에서는 이 항목 하나만이 출제됐었다. 그래서 많은 현대차 준비생들은 여름방학 내내 이 항목 하나만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문항에 맞춰 지원자들이 기존에 준비한 분량은 3000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1000자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실 자소서를 쓰다보면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 쉽지 이미 써놓은 것을 1/3로 줄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식 같은 경력들과 경험들을 잘라야 하는 그 상실감, 어느 것이 그나마 더 나을 것인가를 선별해야 하는 고민은 쓰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유발한다. 그래서 명확한 줄거리와 방향성이 필요하다.

자신이 해당 직무 분야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전공과 맞는다면 사실 해당 과에 지원하게 된 계기부터 자연스럽게 이어 오면 된다. 사실은 어떤 일을 이룩하고 싶어서 이러한 직무가 하고 싶었고 그 직무를 하기 위해 대학교 전공도 그렇게 선택했다는 식의 진술이 가장 잘 연결되면서 자연스러운 진술이 된다. 만약 자신의 대학 전공과 직무가 별로 관계가 없다면 대학 전공이 아닌데도 이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일단 밝혀야 할 것이다.

그 직무에서 자신의 적합도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보통 자신의 전공과 배운 과목, 직무관련 교육 등을 내세우는데 사실 이런 지식적인 적합도만 내세워서는 안된다. 따라서 자신의 성정과 직무가 맞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 그 경우 직무에 필요한 태도나 자세 등에 대해서 먼저 정리하고 그런 태도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야 한다. 물론 앞서 설정했던 삶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가치관과도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총정리 : 현대차는 사실 현재 청년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뢰도의 하락이다. 수출품과 내수품이 다르다는 의혹, 내수 믿고 기술 개발을 안한다는 의혹 등이 그런 것들인데 그래서 무엇보다 현대차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래서 신입사원 모집에서도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인성과 가치관을 골고루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자소서 항목에도 1, 2번을 추가해서 가치관과 지향점을 묻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전공지식과 관심뿐만 아니라 이런 외부적인 상황과 현대차의 지향점에도 관심을 갖고 자소서뿐만 아니라 면접에도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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