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수백억 적자 풀무원, 국내 사업도 '빨간불'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9.08 03:12

급식·식자재 전담 계열사들, 메르스 직격탄…올 상반기 영업이익 35% 급감

풀무원의 올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의 미국·일본 등 해외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급식 납품, 식자재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마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사업 뿐 아니라 국내 사업 수익구조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과 풀무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연결기준) 풀무원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지만 계열사 손실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 풀무원 지주사(개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4.1%, 39.2% 감소했다.

◇美·日 해외사업 손실…국내선 메르스 타격=풀무원 실적이 악화된 것은 국내·외 사업을 전담하는 주요 계열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풀무원 매출은 계열사 25개 가운데 풀무원식품(6600억원), 이씨엠디(3800억원), 푸드머스(2900억원) 등 3곳에 80% 가까이 집중돼 있다. 지난해 풀무원 전체 매출이 약 1조7000억원인데 이들 계열사 3곳을 통해 1조3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풀무원식품은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누적돼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 SIH(스텔라인베스트홀딩스)가 투자금 1000억원을 회수해 지주사인 풀무원으로부터 700억원의 긴급 자금 수혈을 받았을 정도다. 올 상반기 풀무원식품 매출은 5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2.6% 감소한 2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0.6%로 평균 4∼5% 수준인 동종 식품업계보다 월등히 낮았다.

급식사업을 전담하는 이씨엠디, 식자재를 납품하는 푸드머스는 5∼6월 메르스 여파로 타격을 입었다. 이들 계열사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교와 기업, 공항, 휴게소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메르스로 휴교에 들어간 학교가 많았고 여행 수요도 줄어 급식·식자재 관련 계열사 매출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돈먹는 하마' 해외사업 개선 어려워=문제는 손실이 불어나는 해외사업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풀무원은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는 계획이어서 추가 자금투입도 불가피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국내와 소비 트렌드, 영업 환경이 달라 충분한 분석 없이 뛰어들었다간 손해를 보기 십상"이라며 "풀무원도 적자투성이 해외법인을 1∼2년 내에 흑자로 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시장 매출이 매년 늘고 있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경우 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안된 만큼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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