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물폭탄에 韓증시 급락, "美금리인상 공포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5.09.04 14:37

코스피·코스닥 초반 상승분 반납후 급락세 전환, 기관매물폭탄이 주원인

증권사, 운용사, 은행, 보험, 연기금을 막론하고 기관의 전 부문에서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코스피, 코스닥이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주식비중 축소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오후 2시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2% 내린 1884.52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1923.06(+0.39%)를 기록하며 사흘째 강세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낙폭을 키웠고 1920, 1910, 1900을 차례로 내줬다.

코스닥도 3.91% 내린 651.6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장 초반 683.56(+0.78%)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가 오후 들어 650.75(-4.05%)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코스닥의 동반급락의 배경에는 기관의 매물폭탄이 있었다. 현재 코스피에서 기관은 2441억원을 순매도하며 이날까지 22거래일째 매도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790억원) 금융투자(-776억원) 사모펀드(-306억원) 보험(-271억원) 투신(-211억원) 등에서 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인만 2715억원을 순매수 중이나 지수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코스닥에서도 기관은 1095억원을 순매도하며 역시 외국인(-744억원)과 함께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개인만 186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시간으로 내일(5일) 새벽 미국 고용지표 공개를 앞두고 기관이 미리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들어가면서 주식을 내다파는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주식비중을 줄이기 위한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경우 미국의 긴축사이클이 좀 더 매파적으로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하순 코스피가 1800선 붕괴직전까지 갔다가 5거래일만에 1940선까지 회복된 상황에서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급락이후 반등이 일단락된 상황을 주식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삼은 것"이라며 "매크로 상황만 보면 현재 국내주식시장은 답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닥을 찾기보다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는 흐름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관의 매물폭탄을 피한 업종도 있다. 현재 코스피 18개 업종 중 그나마 기관이 순매수를 하고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432억원) 운수장비(+151억원) 통신(+56억원) 등 4개 업종이 있다. 특히 이들 중 전기전자 업종과 운수장비에 속한 자동차 업종은 3분기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원/달러환율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데다 8월 이후 조정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미리 조정을 받아 가격메리트가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박 연구원은 "증시 안팎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는 올해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왔던 고평가 주식을 사는 것보다 저평가 주식의 안정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이날 기관이 IT, 자동차 등을 순매수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장 팀장도 "기관들 사이의 상대적 수익률 경쟁을 위해서도 저평가된 대형주를 사는 것이 고평가 중소형주를 사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수급차별화가 나타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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