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시진핑, '환난지교' 맺은 10년전 점심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 2015.09.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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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찬장인 서대청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청와대)

"어려울 때 친구여서 그래요."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만남을 지켜봤던 새누리당 관계자는 두 사람의 사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단독오찬, 전용 대기실, 별도 영접팀...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환대는 뿌리가 깊다는 말이다.

어려웠던 과거는 200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이야 대통령이고 국가주석이지만 당시엔 양쪽 모두 정치적인 처지가 좋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고 시 주석은 저장성(浙江省) 서기를 지내고 있었다. 시 주석은 2007년 17차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깜짝 선출되기 전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권력에서 쫓겨나 8년간이나 토굴 생활을 했던 적도 있다.

성 서기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시진핑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해찬 총리를 짧은 시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대표실도 처음엔 다른 일정을 이유로 면담을 주저했으나, '중국통'인 구상찬 당 대표 공보특보가 시 주석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박 대표가 시 주석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박 대표는 단순한 면담 대신 서울 여의도 63빌딩 57층에 위치한 '백리향'으로 시 서기를 초대했다.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고급 중식당에서의 극진한 대접이었다. 박 대표는 중국 국민가수이자 시 서기의 부인인 펑리위안의 노래를 구해 틀어주는 노력도 기울였다. 백리향이 당시 메뉴 8가지 중 4가지를 골라 구성한 특별메뉴는 은이버섯, 활능성어찜, 홍콩식 딤섬, 백초 파파야 등이다. 시 서기는 만남 이후 한국 사람을 만날 때마다 박 대표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과분한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어려운 시절 만난 뒤 이제는 서로 잘됐다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 같다"며 "미국 관계자들이 (박 대통령이)'너무 친중(親中)이 아니냐'고 물어볼 때 그런 점을 설명해주면 이해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시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환난지교(患難之交)'라는 표현으로 양국의 우정을 강조했다. "지난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다"는 발언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어려울 때 친구가 오래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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