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B에게 듣는 초저금리 시대 투자법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5.09.04 03:30

[수익률 1%의 전쟁]"공모주 열풍 이후 증권사로 발돌린 머니노마드…ELS·특판RP·달러자산 등 관심↑"

편집자주 | 예금금리 1%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주식시장의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재테크족들은 목이 타 들어가는 ‘고난의 행군’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아 떠도는 ‘머니 노마드(재테크 유목민)’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척박해 보이는 금융시장의 이면에는 목을 축일 수 있는 오아시스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머니 노마드의 ‘실크로드’ 기행을 떠나봅니다.

(왼쪽부터)배상호 KDB대우증권 PB, 정성준 대신증권 PB, 류정아 NH투자증권 PB, 최윤창 삼성증권 PB /사진=홍봉진 기자


국내 유명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는 대박의 꿈을 좇기보다 합리적인 수준의 리스크를 감내하되 예금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 3~4% 수준의 ELS(주가연계증권) 상품, 코코본드, 특판RP(환매조건부채권) 등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라고 내다봤다. 각 증권사가 내놓은 다양한 자산관리형 펀드나 랩 상품, 해외투자도 추천했다. 종목 투자의 경우 업황 비전이 있는 중소형주가 여전히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류정아 NH투자증권 PB
-배상호 KDB대우증권 PB
-정성준 대신증권 PB
-최윤창 삼성증권 PB

-사회:반준환 머니투데이 증권부 차장

△사회=예금금리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약간의 수익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산을 옮겨다니는 머니노마드(Money Nomad:재테크 유목민)가 늘고 있다. 머니노마드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류정아 NH투자증권 PB(이하 류PB)=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5% 이상이던 시절에는 '금리체이서(chaser)'라고 해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쫒아다니는 고객들이 있었다. 최근엔 기준금리가 워낙 낮아 은행들간 예금금리를 비교해도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보니 주식시장, 특히 공모주시장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으로 청약 열풍이 불고 공모주들의 대박 사례가 잇따르면서 최근엔 억대의 여유자산을 갖고 있는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3000만~4000만원의 자금을 갖고도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비교적 젊은 일반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상호 KDB대우증권 PB(이하 배PB)=머니노마드의 특징을 대치지점에 내방하는 고객들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일단 60대 이상의 은퇴 생활자가 많다. 특히 그동안 노후자금을 은행 이자 등 금융자산에 의존한 은퇴 생활자들이 많다. 이 고객들은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매월 지급받는 이자가 줄어들자 증권사에도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보통 4~5곳의 금융회사와 거래하면서 안정적이면서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알파 수익을 찾아다니는 머니노마드가 최근 선호하는 투자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런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가?

△최윤창 삼성증권 PB(이하 최PB)=ELS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금리가 워낙 낮아진 탓에 연 3~4%의 수익률만 기대돼도 돈이 몰린다. 최근에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커졌는데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LS는 상품의 특성상 지수의 변동성이 높을수록 수익을 내기가 좀더 수월해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코스피지수가 1900대까지 밀린 상황에서 하한 배리어를 65%로 잡아 상품을 구성한다고 가정하면 연 4% 정도 이율을 기대할 수 있다. 하한배리어가 65%라는 것은 지수가 1200선까지 밀리면 원금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인데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이했을 때 수준이기 때문에 도달 가능성이 사실상 낮아보인다. 이처럼 ELS는 합리적인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는 수준에서 은행 이자 대비 2~3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류 PB=비교적 보수적인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추천하자면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이다. 코코본드란 은행 재무상황에 특정 사유가 발생할 경우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은 회사채다. 보통 만기 30년에 연 이율 4%대이며 이표채로서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발행 이후 5년 혹은 10년째 되는 해에 조기상환 권리를 이행할 수 있는 코코본드도 있다. 은행 재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은 낮다고 인식돼 코코본드가 최근 은행 예금 대체 상품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사회=최근 상품의 트렌드를 보면 ELS와 RP특판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인기가 높다. 안정적이면서도 은행 예금금리 대비 추가 수익이 가능한 상품을 추천해달라.

△정성준 대신증권 PB(이하=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신증권의 전략은 '달러 자산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최근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많이 오르면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런 추세가 앞으로 2~3년 정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달러RP 특판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달러투자펀드, 달러ELS, 해외주식직접투자 등도 달러 강세 환경에서 유망한 상품이다.

△류 PB=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현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면 어떻겠냐는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레버리지ETF는 주가가 오를 때 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들어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인데 여기서 5%만 더 오르면 2000선 수준을 회복한다. 이 때 레버리지 ETF는 10%의 수익을 낼 수 있어 저가 매수해도 괜찮겠느냐는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문제는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하락할 때도 두 배의 손실을 입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다. 해외로 눈을 좀 돌려보면 TBT라고 불리는 미국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는데 최근 차트를 살펴보면 거의 바닥에 근접해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예측이 난무하긴 하지만 이 역시 저가 매수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사회=최근에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해줄만한 주식 투자 전략이 있는가. 혹은 좋은 자산관리 방법이 있을까.

△배 PB=저금리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아무래도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박의 꿈을 좇기보다 철저히 지키는 투자, 관리의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분간 중후장대의 경기민감 대형주보다는 경박단소( 가볍고 얇으며 짧고 작음)의 중소형주 위주의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화장품, 제약·바이오, 음식료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대상으로 보고 있다 .

△최 PB=증시가 불안정하다보니 수시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줄 수 있는 자산관리형 상품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 POP UMA(Unified Managed Account)는 지난 7월 전체 자산이 2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엄선한 펀드, 주식, ELS 등으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사후관리를 해주는데다 후취수수료 체계여서 고객 호응도가 높다. 본사가 제공한 모델포트폴리오를 준용해 운용하거나 각 지점의 PB가 완전히 개별적으로 밀착 대응해줄 수 있는 상품 가운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류 PB=중국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금리 인상 가시화 등 시장에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보니 당분간 현금을 총 자산에서 30~50%가량 보유하라고 권해드리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마트인베스터'펀드는 투자할만한 상품이라고 본다. 이 상품은 NH투자증권이 특허를 갖고 있는 자동 분할 매매 시스템인 '스마트인베스터' 전략을 기초로 운용된다. 시장이 하락할 때 일정 비율만큼 매수하고 상승할 땐 매수금액을 축소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함과 동시에 위험은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사회=국내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기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중국 증시 불안 등 글로벌 시장 상황도 급변하고 있는데 해외 투자자산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배 PB=미국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가는 국면에서는 달러RP뿐만 아니라 달러로 투자하는 금상품(금랩 등)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유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40달러 수준인 현재 상황에서는 하락 배리어 50% 수준의 유가 파생결합증권(DLS) 투자도 추천할만하다. 생산원가가 있기 때문에 유가가 20달러 이하로 급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 PB=해외 자산배분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워낙 커진터라 이에 부응하기 위한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국 러셀인베스트먼트의 투자자문을 바탕으로 운용되는 '대신 글로벌스트래티지 멀티에셋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해외 주식이나 해외 인컴형 자산(이자나 배당 등 수익이 꾸준히 나오는 자산), 부동산 등에 골고루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올 하반기 가장 큰 이슈는 미국 금리 인상인 만큼 시니어론 펀드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시니어론(Senior Loan)이란 은행들이 부적격 신용등급 기업에 대출해 줄 때 발행하는 비교적 고금리의 채권을 뜻한다.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알파 수익 추구가 가능해진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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