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낮췄다가 올렸다가…정책 혼란의 배경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5.09.02 14:12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세운 정책들이 하나같이 투자자들의 기대감만 꺾는 악순환을 유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급격히 평가절하한 데 이어 위안화 절하를 막기 위한 모순적 조치를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가 진단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11일부터 사흘 간 위안화 가치를 5% 가까이 낮춰 고시하는 전례 없는 통화절하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지난달 9일 인민은행 부총재인 이강이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는 현재 외환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시작됐다.

당시 위안화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위안화는 물론 중국 금융시장에 대해 갖는 신뢰가 꺾였다. 위안화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변동성도 높아졌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예상치 못한 위안화 평가절하의 충격으로 급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날 로이터 등 외신은 여러 경로를 인용해 인민은행이 오는 10월 15일부터 위안화 선물환 거래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5일부터 중국 시중 은행들은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선물 계약시 거래 대금의 20%를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예치 기간은 1년이며 이자는 없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위안화의 추가적 절하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CNBC는 중국 베이징이 중국 본토증시의 주가가 불과 삼 개월 간 30% 급락하는 혼란을 경험하면서 이견 차가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앵거스 니콜슨 IG마켓 분석가는 "중국 정부의 최고위층 사이에서 중국의 주가 부양 방안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쪽에선 위안화 가치를 높이려 하고 한 쪽에선 위안화 가치를 낮추려는 모순적 행동은 이 같은 지도부의 의견차를 드러낸 사례라는 것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산하의 중국증권금융공사(CSFC)는 지난달 14 일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든 만큼 주식 매입의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이에 대해 이례적인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이에 따른 중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막던 빗장 하나를 푼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주 블루칩(우량주) 매수를 위해 중국 국영 금융회사들이 이른바 '국가대표팀'을 꾸렸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지난달 28일까지 이틀 동안 10% 급등케 한 호재로 작용했다. 더욱이 지난달 31일 CSRC는 주가 부양을 위해 중국 상장사들의 인수합병(M&A)과 자사주매입, 배당을 확대케 하기 위해 관련 규제 완화·자금제공 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따니 양 프론티어스트래티지 선임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이전보다 개선된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초기의 직접적 주식 매입과 비교해 보다 지속 가능한(sustainable) 개입으로 선회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내세운 모든 정책들이 결국 변동성을 고조시키기만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나친 시장개입에 나섰다는 국제적 비판의 대상이 됐다.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을 노리는 중국 증시가 아직도 정부의 개입에만 의존하는 후진적인 수준이라는 반감도 불러 일으켰다.

심지어 자산용사인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시장을 제어할 수 없는 단계라는 의문도 제기하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프론티어스트래티지의 양 분석가는 중국의 최근 경제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시장 자유화와 정부 영역에 대한 관리라는 근본적 딜레마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장기 목표와 단기적 시장 상황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셈"이며 "이에 대해 중국 정부 스스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시장의 자유화가 필요하지만 현재 주식시장 혼란은 오히려 소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정부의 간섭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게 양 분석가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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