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라는 이름 없이 똑같이 봐주면 좋겠어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15.09.03 12:15

[피플]우리다문화장학재단 출신 첫 우리은행 행원, 이지문 주임

이지문 우리은행 주임/사진제공=우리은행
올해 우리은행에 입행한 이지문 주임은 다른 입행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점에 배치를 받아 한창 일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익숙하지는 않아도 새로운 일들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한, 여느 신입 행원과 다를게 없는 이 주임이다.

그런 그녀에게 다른 동기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이 주임은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가 일본인인 다문화 가정 출신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출연해 2012년 설립한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이면서, 동시에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출신 중 첫 우리은행 입행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외모와 말투는 한국 사람과 똑같고 오히려 일본어가 어색한 이 주임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한일 감정이 안 좋다 보니 스포츠 행사 등이 있을 때는 위축될 수 밖에 없었어요. 놀림을 받기도 해서 다문화 가정임을 숨기고는 했습니다"

이 주임은 대학에 진학한 후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돕는 활동에 적극 나섰다. 한국장학재단에서의 다문화 멘토링 활동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 저와 같은 일본 다문화 어린이 등의 멘토를 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은 부모님이 모두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을 때 공부도 가르치고, 같이 놀기도 했어요"


이 주임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을 당시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설립됐고,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이 주임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추천을 받아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장학생이 된 이 주임은 아동 복지시설을 다니며 놀이 등을 통해 아이들의 경제 교육을 도왔다. 이 때부터 가진 우리은행에 대한 관심으로 은행에서 일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취업 준비를 시작해 최종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저와 같은 다문화 가정 친구들의 멘토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다문화 가정 친구들은 언어 등에서 강점이 있는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원하는 일을 하면 좋겠어요"

이 주임은 요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우리 사회 속에 여전히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보다는 많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는 이미 인식이 바뀌고 있어 차별은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다문화 가정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는다는거나 역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입행 후에도 한동안 다문화 가정 출신임을 주위에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은, 똑같은 채용 과정을 거쳐 입사를 했는데 혹시 특혜를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까 걱정이 됐었기 때문이거든요. 이제는 다문화을 바라 볼 때 '다문화'라는 이름 없이 그냥 똑같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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