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설탕 시장…삼양사·대한제당 씁쓸한 실적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8.31 03:10

늘지 않는 매출, 취약한 수익구조…올 상반기 영업이익 대한제당 -45.9%, 삼양사 -28.6%

제당업계 3사 연도별 상반기 실적

올 상반기 국내 제당업계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당류 저감화 정책을 펴면서 국내 설탕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데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제당업계 최대 성수기인 5∼6월 매실청 시즌에도 매출이 시원치 않았던 탓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제당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줄었다. 삼양사의 영업이익도 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감소했다. 두 회사의 계열사를 뺀 별도 실적은 더 좋지 않다. 대한제당의 올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8%, 삼양사는 31.8% 각각 줄었다.

◇늘지 않는 매출…취약한 수익구조=국내 제당시장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회사가 과점하는 구조다. CJ제일제당이 시장 점유율 50%, 삼양사가 30%, 대한제당이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설탕 등 원재료 뿐 아니라 가공식품·생명공학·물류 등 사업부문을 키워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난 CJ제일제당을 뺀 나머지 2개 회사는 제당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성숙 단계에 접어든 국내 제당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업체별 원당 수입량이 정해져 있는 쿼터제가 시행되고 있어 공격 마케팅을 벌여 매출을 끌어 올리거나 시장 점유율을 뒤집기도 쉽지 않다.

실제 삼양사와 대한제당의 연도별 상반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매출이 2∼3년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2012년 상반기 6924억원이던 삼양사 매출액은 올 상반기 6548억원으로 감소했다. 대한제당도 2012년 상반기 7486억원에서 올 상반기 666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국제 원당가격이 급등하거나 수입 과정에서 환손실을 입어도 국내 소비자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구조도 취약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0% 이상 증가한 CJ제일제당 역시 설탕만 떼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원치 않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당 수입가가 크게 올라도 설탕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없어 손실이 쌓이는 경우가 많다"며 "올 상반기에는 환율 손실이 크지 않았지만 하반기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설탕만으로 답이 없다"…사업 다각화 절실=삼양사와 대한제당은 설탕 등 식품 원재료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국내 설탕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데 값싼 수입 설탕이 쏟아져 들어와 기업·식당 등 도매 시장을 공략하면서 앞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져서다.

삼양사는 우선 식품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큐원'으로 통합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패밀리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 식자재 유통사업 등도 적극 펼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폴리카보네이트 등 화학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삼양사 관계자는 "원유가격 약세로 하반기 수익 전망이 밝은데다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폴리카보네이트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제당은 해외로 눈을 돌린다. 제당 뿐 아니라 동물 사료사업 수익성 악화, 환손실, 과징금 등이 겹쳐 올 상반기 105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만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중국 천진과 청도, 하남, 남경 등에 설립한 사료공장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홍콩 타이쿠 슈가, 일본 스미토모와 합작으로 건설중인 중국 광동성 공장이 완공되면 프리미엄 설탕 시장에도 본격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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