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인상 '갑론을박'…FOMC 위원 17명 '말 vs 말'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5.08.29 15:13

피셔 FRB 부의장 "9월 인상설 유효"…일각선 추가 통화완화 검토 주장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이들은 미국 경제지표를 내세운다. 고용지표는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했고 지난 2분기 성장률은 당초 2.3%(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에서 3.7%로 상향조정됐다. 반면 금리인상을 경계하는 이들은 미국의 저인플레이션과 중국의 성장둔화가 몰고 올 역풍을 우려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에서도 금리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긴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FRB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말 한마디에 희비가 엇갈린다. 마켓워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27-29일)에서 FRB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잇따랐다며 FOMC 위원 17명의 최근 발언을 함께 소개했다.

17명의 FOMC 위원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이는 재닛 옐런 FRB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모두 10명이다.

우선 옐런 의장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 이후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았다. 잭슨홀 미팅에도 불참했다. 그는 7월 의회 청문회에서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피셔 부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최근 중국발 쇼크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9월 인상설'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는 이날 CNBC와의 회견에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서 비롯된 환경 변화는 새로운 것으로 우리는 여전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고 있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앞서 나가거나 지금 당장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강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복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피셔 부의장의 이번 발언이 FRB가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아직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피셔 의장은 9월에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2주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며 지표를 두고 볼 것이라고 했다. 차기 FOMC 정례회의는 9월16-17일에 열린다.

투표권이 있는 다른 위원들 가운데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는 지난 6월에 연내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최근 잇따라 9월 인상설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회견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며 중앙은행이라면 해외 악재를 감안해야겠지만 제로 수준에 있는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FRB가 다음달 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으면 10월 회의에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날 한 연설에서 달러 강세, 유가 하락, 위안화 평가절하로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연내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이들은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라엘 브레이너드 FRB 이사는 금리인상에 앞서 고용 및 물가지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고 제롬 파웰 이사는 이달 초 9월 금리인상을 지지할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니얼 타룰로 이사는 지난 6월에 미국 경제가 기세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중국발 쇼크 등으로 9월 금리인상설의 설득력이 몇 주 전에 비해 약해졌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옐런 의장의 측근으로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인물이다.

투표권을 가진 마지막 위원인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FRB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강경파)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주목할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다음달 FOMC 정례회의에 앞서 '(금리인상을) 더 미루는 것에 대한 반대'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투표권이 없는 인사들 가운데는 래커 총재처럼 금리인상을 촉구한 이들이 많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한 연설에서 FRB가 당장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최근 두드러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금리인상을 미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전날 CNBC와의 회견에서 "시장의 혼란이 금리인상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면서도 금리인상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고수했다.

로레타 베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회견에서 모든 지표를 살펴봐야겠지만 미국 경제는 완만한 금리인상에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지난달 초 FRB가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총재는 이날 CNBC와의 회견에서 금리인상을 미루는 것뿐 아니라 추가 통화완화 조치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신임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로버트 스티븐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아직 통화정책에 대한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