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톡톡]호텔롯데 IPO, 서비스로 해드립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5.08.30 09:51

상장 수수료로 1% 미만 제안...향후 롯데그룹과의 거래 위한 포석

호텔롯데 상장주관사 선정에 국내외 10여곳의 증권사들이 지난 27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공모 규모만 5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빅딜인 만큼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제안서를 준비했습니다.

일반인들은 공모규모가 큰 만큼 상장 주관사를 따내면 많은 수수료를 받아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가져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투입되는 인원, 시간 등을 생각하면 사실상 ‘서비스’ 수준입니다.

입찰 제안서를 낸 주관사들은 원하는 수수료율을 적어냈는데 대부분 1%(100bp) 미만이라는 게 업계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는 손해를 감수하고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수료율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5조원을 공모할 경우 1%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증권사에게 떨어지는 수수료율은 500억원이 됩니다. 언뜻 보면 많아 보이만 이를 10여곳의 공모주인수단이 나눠가져야 합니다. 2010년 4조8881억원을 공모했던 삼성생명의 경우 주관사를 포함한 인수단으로 11곳이 참여했습니다.

50억원을 받아도 많은 인력들이 반년 이상 동안 호텔롯데에만 묶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손해 보는 장사입니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코아스템의 경우 상장수수료로 증권사에게 18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차라리 같은 기간에 우량한 코스닥 기업 여러 곳을 하는 것이 표면상 이익은 더 큽니다.


특히 롯데그룹은 수수료를 싸게 책정하기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7월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발행 당시 주관사단에 0.09%의 수수료율을 제시해 IB업계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업계는 호텔롯데의 수수료율도 1%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증권사들이 낮은 수수료를 받으면서까지 주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호텔롯데 IPO로 롯데그룹과의 거래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호텔롯데 이후에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의 계열사 IPO가 남아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한 가능한 호텔롯데의 계열사를 20여곳으로 봅니다.

IPO 뿐만 아니라 향후 롯데그룹에서 실시하는 회사채 발행 등에도 주관사로 참여해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 높은 상장 실적(트랙레코드)을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높은 상장 실적은 이후 다른 기업의 IPO 주관사 선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IPO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익"이라며 "롯데그룹과의 관계를 위한 포석으로 보면 된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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