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27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한 목소리로 자진사퇴·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년 총선이 과연 공정하게 치뤄질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축구경기로 치면 선수와 스폰서가 짜고치는 판인데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식으로 필승하는 게 새누리당의 계획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게 합법이라면 전 부처 장관이 다 모여서 총선 필승을 외치는 것도 합법이 될 것이고, 아예 당정청의 필승 결의대회를 여는 것도 허용돼야한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의 발언은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중립 의무와 제85조 선거관여 금지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주어 없다는 식의 궁색한 변명은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임명권자로서 두 장관 발언의 합당성 여부와 거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두 장관에 대해 해임건의안, 탄핵, 검찰고발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정 장관과 최 부총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로 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했다가 탄핵을 당했다"며 "(두 장관은) 당장 스스로 물러나든지, 대통령이 해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개최된 상무위원회에서 "법도 국민도 안중에 없는 일부 장관들의 꼬락서니가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라며 "고위 공직자들의 이러한 부적절한 언행에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도 "이번 사안은 선거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며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믿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연찬회에서 정 장관은 '총선 필승'이란 건배사를 했고, 최 부총리는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 중반 정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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