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찬회 밥상에 '굽네치킨' 오른 까닭

머니투데이 박경담 기자 | 2015.08.27 05:55

[the300][런치리포트-연찬회의 정치학]④행사 하나하나 정치적 의미 담긴 연찬회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지난해 8월22일 개최된 '2014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난데없이 치킨 수십박스가 배달됐다. 430명을 수용하는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구내식당에 놓인 '굽네치킨'은 의원들과 취재 차 참석한 기자들을 반겼다. '통닭 스폰서'는 '굽네치킨 성공 신화'에 힘입어 7·30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57)이었다.
지난 25일부터 1박2일 동안 열린 '2015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의원들과 기자들을 기다린 것은 '포도'였다. 청포도와 적포도를 제공한 주인공은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둔 김학용 의원(54). 이날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과 내각 관료가 참석한 만찬 자리에선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57)이 '가을전어'를 대접했다.

김 의원은 "우리 안성 지역에서 나온 포도인데 맛이 아주 좋다"며 지역 특산품인 안성 포도를 홍보해 의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해수부 장관인 만큼 해산물을 준비했다"는 유 장관도 박수갈채를 받았다. 임기 2년 '반초선 의원'의 신고식 의미가 담긴 굽네치킨, 지역구 홍보를 톡톡히 한 포도, 해수부 이미지를 각인시킨 가을전어까지 모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됐다.

이처럼 모든 여당 의원과 정부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하는 집권여당의 연찬회는 식사 자리, 간담회, 특강 등 그 어떤 행사도 정치적이지 않은 게 없다.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5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5.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연찬회만 보더라도 138명의 참석 의원들은 전체 행사를 마친 뒤 각 상임위원회별로 소관부처 장·차관을 불러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룰 중점 법안을 점검했다. 또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시·도별로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연찬회 동안 진행된 3개의 특별강연은 노동개혁 등 4대 부문(공공·교육·금융) 개혁에 집중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이 나서서 박근혜정부 후반기 최대 과제인 '4대 개혁'을 강조한 것. 특히 올해 특강은 예년과 비교해 한 의제에 더 집중해 당·청 목소리가 배가됐다는 평이다.


지난해 연찬회에선 '한국인만 모르는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가 '외국인 시각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집권여당 혁신방안'을 주제로, 2013년엔 남민우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자신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경제를 위한 청년 창업 활성화'란 주제의 특강을 한 바 있다.

정치적 상징성을 지니는 행사가 치러지기도 했다. 지난해 김무성 대표는 루게릭병 환자를 응원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해 스스로 얼음물을 끼얹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당 내 강경파를 설득해달라"고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유연해져달라"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다음 참가자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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