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명 레스토랑, 만원대 최고급 프랑스 요리…왜?

머니투데이 이재형 경영전략코칭전문가 | 2015.08.31 10:01

[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10]차별화와 비용우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3)

편집자주 | 불황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업이 있다. 성공하는 사업은 어프로치부터 남다르다. 창업 때부터 체계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성공적인 창업 이후에는 탁월한 전략을 통해 고공행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돈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차별적인 전략,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의 매커니즘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는 국제공인 전문코치인 이재형 경영전략 코칭 전문가의 성공 전략을 격주로 소개한다. 이재형 코치는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국제코치연맹 ICF 인증 전문코치(ACC),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고 저서로는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가 있다. 경영전략과 비즈니스전략, 조직개발과 조직변화 분야의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다. 현재 KT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미 포화된 시장, 차별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 시장에서도 언제나 차별화는 가능하다. 소프트리와 제멜로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독특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허니버터칩은 ‘짭짤한 맛’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감자칩 시장에서 ‘달콤한 맛’으로,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분말∙정제 형태의 포화된 ‘먹는 비타민’ 시장에서 ‘마시는 비타민’으로 차별화해 새로운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일본의 유명 레스토랑 브랜드인 오레노(Oreno)는 ‘서서 먹는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고급 음식을 합리적 가격에 맛 볼 수 있다’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외식업계의 왕좌를 차지했다. 차별화와 비용우위를 동시에 구축한 오레노는 일본 내에서 현재 10개 브랜드로 총 33개점을 운영하고 있고, 서울 이태원에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10만원이 넘는 최고급 프랑스 요리를 오레노에서는 단돈 1만~2만원에 맛볼 수 있다. 이익을 내는 비결은 무엇인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고품질 요리를 초저가에 제공한다. 오레노는 프랑스식, 이탈리아식, 스페인식, 야키니쿠 등 시리즈로 매장을 선보이고 있는데,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탑 클래스 셰프들이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의 질이 높다.

또 서서 음식을 먹는 방식을 선택해 고급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이태원 오레노의 경우 구운 연어를 올린 크림파스트를 8900원에, 구운 랍스터 한 마리를 1만8900원에 먹을 수 있다.

둘째, 높은 회전율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입식 테이블 활용을 통한 높은 회전율 때문인데 이는 오레노의 핵심 전략이다. 하루에 만석을 3~5회 채움으로써 규모의 경제로 승부한다.

이런 방법을 전략에서는 ‘운영적 탁월함(Operational Excellence)’이라고 하는데, 시장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방법(제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 운영적 탁월함-Operational Excellence, 고객 친밀도-Customer Intimacy) 중 하나다.

이는 최고의 운영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갖춰 비용우위를 갖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단 46개의 공항으로 하루에 2000회 이상 운항하는 경이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레노도 운영적 탁월함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다.

오레노의 랍스터 요리 / 사진=오레노 홈페이지 캡처


셋째, 가격 정책을 잘 활용했다. 고품질 요리를 저가에 제공하므로 마진이 낮을 수 밖에 없는데, 다양한 아이디어로 추가 마진을 확보했다. 이태원의 경우 국내 정서에 맞게 좌석도 일부 마련해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는데, 앉아서 먹을 경우 자릿세 개념으로 인당 3000원을 내야 한다.


입식 테이블(Standing Table)은 44석, 좌식 테이블(Sitting Table)은 38석인데, 하루에 5회전으로 계산할 경우 추가 마진만 57만원, 한 달이면 1710만원이다. 인당 음료수 주문은 필수인데 가격이 좀 비싸다. 일본 오레노에서는 재즈 클래식 공연을 하는 공간에서 먹을 경우 300엔을 부과해야 한다.

고품질 식재료 비용만 따지면 적자가 날 수도 있지만, 이를 일일 객수, 객단가, 테이블 회전율, 음료 수익의 균형으로 커버하는 전략을 활용해 차별화와 비용우위를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오레노의 이런 전략을 ‘가치혁신전략’이라고 하는데 이는 추가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오레노는 고품질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궁극적으로 이탈리아&프렌치 요리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훌륭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 또 재즈 클래식 공연을 하는 뮤지션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함으로써, 음악에 부과하는 돈을 자신의 이익이 아닌 뮤지션들을 위해 사용했다.

경영학적 관점에 볼 때 오레노의 성공 비결은 많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통해 점장과 셰프에게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매장마다 차별화가 가능하고, 메뉴와 가격도 각기 다르다. 고객과 직원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오픈 키친을 활용하고, 매장별 노하우 공유와 무한경쟁을 통해 건전한 경쟁관계를 유지하면서 매장들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경영방식을 취하고 있다.

오레노는 단순히 차별화와 비용우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혁신적인 방식을 추구했다. 경쟁 관점에서 ‘지지 않기 위한 변화’인 개선(Improvement)과 ‘이기기 위한 변화’인 혁신(Innovation)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선도적 리딩을 유지하기 위한 변화’인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외식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도요타는 과거엔 볼트를 1분에 몇 번 조였는가가 변화의 초점이었지만, 이젠 볼트 자체를 없애는 창조적 혁신을 추구함으로써 비약적인 성과를 올렸고, 테슬라는 엔진오일 교환이 필요 없고 기름값 걱정이 필요 없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함으로써 자동차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창조성이 결여된 혁신은 결국 개선이며, 개선은 오늘과 같은 내일만 있을 뿐이다. 결국 레드오션에 갇혀 경쟁 업체와 고만고만한 경쟁을 할 뿐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당신의 창업 아이템과 사업은 차별화와 비용우위 개념을 활용하고 있는가? 그걸 넘어서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가?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3. 3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4. 4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5. 5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