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호통, "돈이 좋다고 권력에 빌붙는 놈은…"

머니투데이 홍찬선 CMU유닛장 | 2015.08.26 05:50

[공자 이코노믹스]<11>견리사의(見利思義)…공자가 4대 제자를 파문한 이유

편집자주 | 세계 문명이 아시아로 옮겨오는 21세기에 공자의 유학은 글로벌 지도이념으로 부활하고 있다. 공자의 유학은 반만년 동안 우리와 동고동락하며 DNA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에 공자라면 얽히고설킨 한국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 해답을 찾아본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이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돈은 귀신도 춤추게 한다. 귀신도 돈을 그렇게 좋아하니 사람은 오죽할까. 『사기(史記)』에도 “부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성정이고, 배우지 않아도 갖고자 하는 것(富者人之情性 所不學而俱欲者也)”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벌 수 있을까.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투자(주식 또는 부동산)를 잘 하는 것이고, 둘째는 부자 부모님을 만나 상속받는 일이며, 마지막은 부자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러니 이 세상에는 부자가 많지 않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받아들이기 싫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한탄만 하고 있으면 영원히 부자가 될 수 없다. 뭔가 해야만 한다.

부자 되는 3가지 방법: 투자·상속·결혼 vs 노력·지혜·시간

부자 되는 것과 관련, 사마천은 에서 3단계 방법론을 제시한다.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을 때는 몸으로 노력하고(無財作力), 그렇게 해서 조금 모이면 머리를 쓰며(少有鬪智), 이미 풍요롭게 됐을 때는 시간의 흐름을 잘 타라(旣饒爭時)”는 게 그것이다. 그는 “이것이 부자 되는 큰 법칙(大經)”이라며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돈에는 항상 같은 주인이 없다(富無經業則貨無常主)”고 강조했다. 가난하다고 늘 가난한 것이 아니며 부자도 자자손손 부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세상이 돌고 도는 것처럼 부자와 빈자의 자리바꿈도 끝없이 일어난다.

청빈낙도(淸貧樂道)를 강조했던 공자도 돈 자체를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던 “안연(安淵)의 집에 뒤주가 자주 빌 정도로 생활이 어려운 것(回也其庶乎屢空)”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반면 “천명을 받지 못한 자공(子貢)이 돈벌이에 능력이 있어 예측이 자주 들어맞았다(賜不受命而貨殖焉億則屢中)”고 밝혔다. 14년 동안의 주유철환(周遊轍環)과 3000여명의 제자를 길러낸 공자학당의 경비를 댄 자공에 대한 평가다.

다만 공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에 대해선 엄격하게 부정한다. “의롭지 않게 부귀해지는 것은 뜬구름과 같으며(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나라에 도가 있는데 가난하고 천한 것은 부끄러움이며 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유하고 고귀한 것도 부끄러움”이라고 강조했다.

공자, 공익보다 사리사욕 채우려는 측근 제자 자유(子有) 파문


한발 나아가 공자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하지 않은 제자를 파문(破門)하기까지 했다. 바로 『논어』 에 나오는 “염구는 나의 학생이 아니다. 너희들은 북을 치며 그를 공격해도 된다(冉求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可也)”라는 말이다. 항상 어짊(仁)을 강조했던 공자의 말에 날이 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염구는 자(字)가 자유(子有)로 공자와 함께 14년 동안 유랑을 함께 한 주요한 제자 4명 중 한명이다. 공자의 핵심 10대 제자로 일컬어지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공자가 이처럼 화를 내면서 그를 파문하고 제자들에게 공격하라고 했을까.

이 말의 바로 앞 대목에 그 해답이 있다. “계씨는 주공보다 부유한데도 염구는 그를 위해 세금을 더 걷어 보태주는데 기여하고 있다(季氏富於周公, 而求也爲之聚斂而附益之)”는 글귀다. 염구가 계씨에게 잘 보여 잘 먹고 잘 살려고 백성의 어려움을 살피지 않으면서 세금을 올려 받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은 덕치(德治)와 수기치인(修己治人, 자신을 먼저 수양한 뒤에 남을 다스린다)을 가르쳐 온 공자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가르침을 어겼으니 당연히 파문이라는 엄벌을 내렸다.

이익을 보면 옳음을 생각한 당당하고 멋진 부자

공자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자하(子夏)의 질문에 대해 “작은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見小利則大事不成)”(『논어』 )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익을 보면 옳음을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말한 공자는 많은 사람들의 공익(公益)을 다뤄야 하는 정치에서 반드시 큰 이익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결국 공자가 강조한 것은 올바른 도리를 지키며 떳떳하게 돈을 벌고 당당하게 그 돈을 쓰는 ‘당당하고 멋진 부자’였다. 그는 돈 벌 능력이 없으면서 재산을 경원시하는 소극적이고 부정적 돈의 철학이 아니라 제대로 크게 벌어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데 쓰는 적극적이고 긍정적 가치관인 ‘전학(錢學)’을 확립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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