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중국發 '블랙먼데이'에 휘청…4% 가까이 급락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08.25 05:32

S&P500 1900선 붕괴, 작년 10월 이후 최저… 다우 1년반만에 1.6만선 아래로

뉴욕 증시가 중국에서 시작된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여파로 급락하며 또 다시 4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8.5% 폭락하자 일본과 인도 증시가 5% 가까이 떨어졌다. 뒤이어 개장한 유럽 증시 역시 5%대 폭락세를 나타냈다.

뉴욕 증시 역시 개장과 동시에 5%가 넘는 폭락장이 펼쳐졌다. 특히 원유를 비롯한 주요 상품 가격들도 급락하면서 관련 종목들 주가까지 줄줄이 하락,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손절매주문(stop loss order)이 쏟아져 나오면서 낙폭이 커졌다.

하지만 애플 등 일부 종목이 하락폭을 줄이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68포인트(3.94%) 폭락한 1893.2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 초반 1000포인트 넘게 하락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588.47포인트(3.58%) 급락한 1만5871.28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1만6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은 179.79포인트(3.82%) 떨어진 4526.25로 마감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워렌 전략분석가는 “불확실성에 대한 단기 공포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며 “증시가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글로벌 증시 ‘블랙 먼데이’에 휘청
글로벌 증시를 패닉(공황) 상태로 몰고 간 주범은 역시 중국이었다. 앞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는 8.49% 폭락하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단행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증시에선 약 5조달러(약 5970조원)가 넘게 허공으로 사라졌다.

앞서 중국 정부가 휘청거리는 증시에 연기금 수조위안을 수혈할 수 있도록 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전날 중국 국무원은 중국 연기금이 총자산의 최대 30%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연기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3조5000억위안(약 648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약 6000억위안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 중심인 중국 증시에 중장기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안정성을 키우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오히려 불안감만 키운 셈이 됐다. 센완홍위안그룹의 게리 알폰소 트레이더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은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지급준비율 인하나 다른 대형 완화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JK생명보험의 우칸 펀드매니저는 전 세계 증시를 둘러싼 하락 압박이 중국 국내 투심을 짓누르면서 상하이증시는 3000선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 폭락에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4.61% 하락한 1만8540.68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3일 이후 최저다. 낙폭은 2013년 5월 23일 이후 2년 3개월만에 최대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4.84% 떨어진 7410.34로 마감했다. 대만 증시는 오전 7.2%까지 떨어지며 1990년 이후 약 25년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랙 먼데이의 그림자는 유럽 증시로 전염되며 5% 넘게 지수를 끌어내렸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5.33% 하락한 342.01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5.35% 내린 3073.39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4.67% 하락한 5898.87을 기록했다.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5.44% 내린 1349.50에 거래를 마쳐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대 1일 낙폭을 나타냈다. 이날 하루 4500억유로(약 621조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독일 DAX30지수는 전장 대비 4.70% 하락한 9648.43을 나타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5.35% 내린 4383.46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그리스 증시도 전장 대비 10.5% 하락했다.

◇국제유가, 배럴당 39달러 붕괴 ‘6년반 최저’… 주요 원자재도 하락

국제 유가 급락도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겼다. 배럴당 39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09년 2월 이후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21달러(5.5%) 폭락한 38.2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이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WTI 가격은 지난주 8주 연속 하락하며 1986년 3월 이후 최장 하락세를 기록했다.

WTI는 한 때 37.95달러까지 하락하며 2009년 2월24일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한 후 소폭 반등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런던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2.77달러(6.1%) 폭락한 42.69달러를 기록했다. 브랜트유 가격이 43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은 지난주 중국 증시가 11% 가까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주요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코메르츠뱅크의 카스턴 프리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오늘 유가 급락은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다"며 "모든 것은 중국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금값은 글로벌 증시 급락과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품 가격 급락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6달러(0.5%) 하락한 1153.6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값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를 피해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금보다는 국채에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전략분석가는 "리스크를 피해 주식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금 투자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상품 가격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백금도 3% 하락했고 팔라듐 역시 온스당 563.72달러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 달러 급락, 상품 급락에 러시아·호주 등 자원부국 통화가치도↓
뉴욕 증시 급락 여파로 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요 원자재 가격 폭락은 러시아와 호주, 캐나다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통화 가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34% 급락한 93.51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때 92.621까지 떨어지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반등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82% 급등한 1.159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2.88% 급등한 118.5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모두 지난 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원유와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락은 이들 상품의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통화 가치도 떨어트리고 있다.

먼저 러시아 루블화는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루블/달러 환율은 71.65루블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루블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한 셈이다.

캐나다달러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0.5%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역시 2% 넘게 급락했다.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도 1.2% 넘게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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